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패션 불황 속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운동화에서 의류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9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올해 매출 52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4700억원)보다 10.6% 증가한 수치로 2008년 한국 진출 이후 최대치다.

국내 진출 첫해 뉴발란스는 ‘신발 마니아들만 아는 브랜드’였다. 매출은 250억원 수준이었다. 이랜드그룹은 신발로 유명한 뉴발란스 제품군을 의류로 확장시켰다. 뉴발란스의 신발은 100% 본사에서 수입, 판매한다. 하지만 의류는 이랜드그룹이 미국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직접 기획·제조한다.

올해 코로나19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통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스티브 잡스가 즐겨 신던 신발을 복각해서 내놓은 992 시리즈다. 이 제품은 지난 4월 국내 출시 5분 만에 전 수량이 품절됐다. 1020세대는 물론 스티브 잡스를 추억하는 3040세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2010년 처음 출시한 기능성 러닝화 530 시리즈와 클래식한 디자인의 327 시리즈도 인기가 높았다. 327 시리즈는 올해 2만 켤레 이상 팔렸다.

아이유, 오혁 등 인기 가수와 김연아 선수, 배우 주지훈 등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패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 전략도 주효했다. 해외에선 뉴발란스를 스포츠 브랜드로 인식하지만 국내에선 일반 패션 브랜드로 인지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커머스, 온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1020세대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뉴발란스는 성장세를 반영해 내년에 매장을 확대한다. 스포츠, 우먼스, 라이프스타일 등 카테고리별 특화 복합매장 20여 개를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에 새로 열 계획이다. 현재 뉴발란스의 국내 매장 수는 371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