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치킨업체로 꼽히는 교촌치킨과 bhc, 제너시스BBQ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교촌과 bhc는 처음으로 ‘4000억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음식배달 시장이 성장하자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시장이 커지자 투자도 몰렸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우회상장이 아닌 직상장에 성공한 첫 사례다. bhc는 이달 초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으로부터 3000억원을 투자받았다. BBQ치킨은 배달전용 매장을 열어 대박을 터뜨렸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례없는 투자와 혁신이 이뤄진 해”라고 말했다.
집콕이 쏘아올린 치킨시장…'빅3' 날았다

교촌·bhc 연매출 4000억원 넘을 듯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치킨집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폐업률 1위 업종이었다. ‘자영업자의 무덤’으로도 불렸다. 골목마다 들어선 치킨집들이 과열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꿔놨다. 3대 치킨업체인 교촌치킨과 bhc, BBQ치킨의 올해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3801억원이던 교촌 매출은 올해 15% 늘어난 437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3186억원으로 3000억원의 벽을 넘어선 bhc는 올해 1년 만에 4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BBQ치킨 매출은 지난해 2438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으로 43.5% 증가할 전망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킨업계에서 연 매출 3000억원은 달성이 어려운 ‘마의 숫자’로 불렸다. 교촌이 3년 전 이 벽을 처음 넘었고, bhc도 지난해 고지를 밟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치킨전문점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인 7조47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년 전인 2016년(4조8877억원) 대비 53% 성장한 수치다. 김영미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배달 수요가 높은 치킨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었다”며 “앞으로 5년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BBQ의 혁신 전략

BBQ치킨은 올해 신개념 매장 ‘BSK(비비큐 스마트 키친)’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BSK는 30㎡이하의 초소형 매장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없는 배달전문 매장이다. 손님을 받지 않고 배달만 하기 때문에 입지 선정이 자유롭고 초기 자본금이 적게 든다. 임차료 포함 5000만원이면 창업이 가능해 20~30대 점주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6개월 만에 100호점 넘게 문을 열었다.

BBQ치킨은 BSK 전략에 힘입어 올 한 해에만 매장을 300개 늘렸다. BBQ치킨 매출 기준으로는 업계 3위지만 전국 가맹점 수 기준으로는 독보적인 1위다. 올해는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렸다. 이달 기준 전체 매장 수는 1800개로 교촌(1262개), bhc(1550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사이드 메뉴와 수제맥주 개발 등을 통해서도 매출 확대에 나섰다. 교촌은 올해 치킨버거·꽈배기·치킨카츠 등 5개의 사이드 메뉴를 새로 내놨다. 치킨 신메뉴(3개)보다도 많다.

내년 승부처는 수제맥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교촌은 수제맥주 제조사 문베어브루잉 인수를 검토 중이다. 내년 상반기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BBQ치킨은 내년 상반기 경기 이천에 수제맥주 공장을 완공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