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절판 마케팅' 나서
재무 리스크는 '나 몰라라'
“연말까지만 판매하는 좋은 상품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30대 직장인 K씨는 한 보험회사에서 ‘무(無)해지 환급형 건강보험’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고 어리둥절해했다. 몇 달 전 보험 가입을 신청했을 때 “병원에 간 이력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직원은 “지금은 심사가 완화돼 쉽게 가입될 것”이라며 “내년부턴 이 조건이 사라지니 서두르라”고 했다.

연말 보험업계에 무해지보험 ‘절판 마케팅’이 달아오르고 있다. 무해지보험이란 보험료 납입기간에 해약하면 환급금이 한 푼도 없는 대신 보험료가 20~30% 저렴한 상품을 말한다.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이달 말 단종되는데, 흥국 롯데 MG 등 일부 손해보험사는 전체 보장성보험 매출에서 무해지형 비중이 최대 60%대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무해지보험은 해지율 관리를 잘못하면 훗날 보험사 재무에 큰 부담을 주는 상품”이라며 “일부 보험사는 가격까지 내려가며 ‘팔고 보자’ 식 영업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품 단종을 앞두고 벌어지는 절판 마케팅은 국내 보험산업의 고질병인 ‘단기 성과주의’의 단면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조급증을 자극해 판 보험이 오래 유지되기는 어렵다. 결국 보험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켜 보험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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