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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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들만 처리하는 것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지난 23일 진행된 송년 인터뷰에서 “국회와는 애증의 관계”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여당 주도로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에 대해선 “정치법안처럼 그렇게까지 처리했어야 하는지 하는 생각이 지금도 있다”며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을 생각하면 과잉입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서라도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이 들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문제와 관련해선 “백신이 나와도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라며 “가계도, 민간도 빚이 너무 많아졌다는 대목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반짝 회복’에 그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이 단합해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소신을 밝혔다. 그는 “경제단체마다 설립 목적과 임무가 다른 만큼 목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경제단체들이 한꺼번에 모여 공동성명을 내는 일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박 회장은 “처음 취임사와 연임했을 때 취임사, 그리고 요새 상의회장으로서 말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거의 같다”며 “변해야 할 것들이 더 변해야 했는데 바꾸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