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구조 악화되는 보험사

지난해 채권 처분 순이익 비중
생보 62%·손보 87%로 높아져
전문가 "미래이익 앞당겨 실현"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보험회사는 총 5조574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5조2552억원)보다 6.1%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예상 밖의 선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실적을 놓고 “양적으론 성장했지만 질적으론 좋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자산을 내다팔아 번 돈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순이익 늘어났지만…알짜 채권 매각 '착시효과'

2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순이익에서 채권 처분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생명보험은 62%, 손해보험은 87%까지 상승했다. 만약 채권 처분이익이 없었다면 생보업계의 순이익은 3조1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손보업계는 2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급감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사 순이익은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본업인 보험사업에선 적자를 보지만,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번 돈으로 순이익을 내는 구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들은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적극적으로 처분했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비싸지기 때문이다.

물론 보험사가 채권을 매각하는 것을 모두 ‘꼼수’로 볼 수는 없다. 듀레이션(채권 실효만기) 관리 차원의 채권 교체 매매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비싼 채권을 많이 팔면 처분이익이 발생하고 투자이익으로 잡힌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채권 매각이 일정 부분 필요하긴 하지만, 과도한 매각은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실현하는 것과 같다”며 “국내 보험산업의 이익 구조가 건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로금리 시대에 대비해 보험사의 사업 구조를 본질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생보업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0년 11.3%에서 올해 4.6%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ROE도 14.3%에서 7.5%로 하락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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