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ESG 가치 거래시장 생길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기업 경영과 글로벌 환경·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 회장은 18일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최종현학술원, 중국 푸단대가 ‘다가오는 10년, 아시아의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상하이 포럼 2020’ 개막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상하이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및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여했다.

최 회장은 “인류는 지금 글로벌 환경·사회적 위기에 팬데믹까지 더해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도전들은 글로벌 사회의 포괄적이고도 조화로운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를 불러온 인간의 행동과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꿀 제도와 관리 방안을 찾아 국제사회가 공동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ESG 가치 측정 체계가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의 경영 전략과 행동의 변화도 빨라질 것”이라며 “사회적 문제 해결 기여도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는 ESG 가치가 시장에 의해 책정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ESG 메커니즘’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201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개인 주주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정책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