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위탁생산 물량을 추가 수주했다. 지난 1월 1차 물량에 이어 2차 발주에서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제친 것이다.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납기에서 우위를 보이며 TSMC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암페어 GPU 생산과 관련한 2차 주문을 받았다. GPU는 영상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다.

설계전문업체(팹리스)인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업체에 생산을 맡긴다. 삼성전자는 올초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엔비디아의 1차 주문을 받아 지난 9월 제품을 공급했다. 엔비디아는 GPU에 D램 등을 조합해 제조하는 그래픽카드 지포스RTX 30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GPU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2차 주문은 TSMC가 따낼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기술력과 신속한 납품 조건 등을 앞세워 물량을 가져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