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산물 가격이 3주째 오름세다. 영하권 날씨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산지 수확량이 급감했다. 양배추 배추 가격이 전주 대비 40% 가까이 올랐다.
기습 한파…양배추값 40%·배추값 38% 치솟아
지난 16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전주(119.35)보다 2.12% 오른 121.89를 기록했다. 팜에어·한경 KAPI는 농산물 가격 분석·예측 기업 팜에어가 작성하고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하는 국내 최초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가격지수다. 국내 농산물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량과 대금을 기준으로 상위 22개 품목 거래 가격을 ㎏ 단위로 표준화한 뒤 산출한다.

KAPI는 외식·급식 수요 감소로 인해 지난 9월부터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달 28일 바닥을 찍은 후 3주째 급격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8일(107.81)부터 지난 16일(121.89)까지 19일 동안 13% 상승했다.

전주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양배추였다. 양배추 가격은 ㎏당 649원으로 전주 대비 39.74% 상승했다. 양배추 다음으로 전주 대비 상승폭이 큰 품목은 배추(37.97%), 당근(12.18%), 파프리카(10.31%), 토마토(8.61%) 순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경기가 바닥인데도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은 갑작스러운 한파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양배추 주산지인 제주도는 낮 기온이 평년 13도 정도에 비해 현재 7~8도로 낮다”며 “호남지역에서도 예년보다 빨리 눈이 내리는 등 전국적으로 한파 영향이 거세다”고 설명했다.

배추 가격 반등도 눈에 띈다. 김장철임에도 여럿이 모여 김장하는 자리가 줄어들면서 배추 시세는 1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15일 거래가격은 ㎏당 384원이었다. 그러다 16일 배추 가격이 552원으로 하루 만에 43.75%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32% 낮지만, 전월보다 14.8% 높은 가격이다. 고랭지 배추 산지인 강원 지역에서 영하 10도를 밑도는 새벽 한파가 몰아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