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인 쏘카에서 나온 중고차를 자체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법인 중고차 물량을 금융회사가 중개해 파는 것은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쏘카의 중고차 판매를 중개해 자동차 금융플랫폼의 흡입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자동차 금융플랫폼인 ‘신한 마이카’에서 쏘카의 중고차를 판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쏘카에서 내놓은 중고차를 신한 마이카에서 구매할 때 적합한 할부·리스 상품을 추천하는 구조다. 지난 9일 신한금융은 쏘카의 중고차 플랫폼인 캐스팅에서 중고차를 살 때 신한금융의 자동차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플랫폼에서 쏘카 뿐 아니라 다른 렌터카 업체의 중고차를 중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다른 금융사의 리스·할부 상품도 플랫폼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중고차 사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제외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물량을 대거 마이카로 끌어들여 중고차 수요자들을 플랫폼으로 유입하겠다는 것이 신한금융의 전략이다.

‘레몬 마켓’으로 불려온 중고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차시장 인식을 조사한 결과 76.4%가 ‘불투명·혼탁·낙후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 이유로 49.4%에 달하는 응답자가 ‘차량 상태 불신’을 꼽았다. 6000여 개에 달하는 중고차 판매상들의 ‘입’을 믿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용 이력이 공개돼 있는 장기렌터카가 시장에 나오면 중고차 시장 전반의 품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한금융은 마이카에 ‘자동차 커뮤니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15일 가격비교 서비스 회사인 다나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나와에 있는 자동차 관련 시승기와 뉴스 등의 콘텐츠를 마이카로 끌어오는 내용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