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PA 브랜드의 반격

탑텐, 올해 매장 115개 늘려
매출 28% 늘어난 4300억
스파오는 3.8% 증가한 3300억
대형 점포 19곳 신설

유니클로는 6297억으로 '반토막'
유니클로 매장이 빠진 자리에 들어선 탑텐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 탑텐 제공

유니클로 매장이 빠진 자리에 들어선 탑텐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 탑텐 제공

탑텐 4300억원, 스파오 3300억원, 무신사스탠다드 1000억원.

올 한 해 국내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들의 예상 매출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28.7%, 3.8%, 58.7%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조3780억원(2018년 9월~2019년 8월)을 기록했던 SPA업계 강자 유니클로 매출이 올해 6297억원으로 54.3%나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일제 불매 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국산 SPA 브랜드들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토종 SPA'…탑텐·스파오, 유니클로 꺾다

국산-외산 SPA 브랜드 극명한 대조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올해 국내 SPA 브랜드 1위 자리를 재차 다졌다. 2019년 처음 스파오(이랜드 그룹 소속)를 근소한 차이(매출 기준)로 제친 뒤 올해 격차를 더 벌렸다.

탑텐은 올해에만 성인용 매장 46개, 아동용 매장 69개 등 총 115곳의 신규 점포를 열었다. 그중에는 유니클로가 철수한 롯데마트 영통점(경기 수원), 경기 구리점, 전북 군산점, 홈플러스 작전점(인천)과 경남 가야점, 경기 금천점 등 8개가 포함돼 있다. 스파오도 대형 점포를 19곳이나 내는 등 눈에 띄는 확장 전략을 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SPA 강자였다. 그러나 일제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성장세가 꺾었다. 업계는 올해 탑텐(4300억원)과 스파오(3300억원)의 매출 합계가 유니클로(6297억원)를 처음으로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클로는 내년 1월 아시아 최대 규모 매장인 서울 명동중앙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국산 SPA 브랜드와 유니클로의 쫓고 쫓기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성비로 젊은 층 공략 주효
탑텐의 성장 비결은 가성비다.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 등을 모두 도맡아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본적인 디자인에 편안한 캐주얼 의류, 홈웨어 등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탑텐의 주요 제품은 1만~2만원대로 유니클로보다 싼 편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올해는 고품질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중점적으로 홍보하면서 더 많은 매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내년에도 80여 개 신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파오도 올해 서울 코엑스점, NC 신구로점, 스타필드 경기 안성점 등 대형매장 위주로 유통망을 늘렸다. 코엑스점은 면적 2400㎡로 스파오 매장 중 가장 크다. 직장인이 많은 상권 특성에 맞춰 ‘포맨’ ‘포우먼’ 같은 비즈니스 캐주얼 제품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이 점포의 월평균 매출은 5억원대. 기존 대형 매장인 서울 강남점(20억원) 명동점(20억원) 타임스퀘어점(10억원)도 높은 월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의 무서운 추격
후발 주자인 무신사스탠다드의 추격도 위협적이다. 무신사는 2015년 자체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를 처음 선보일 때부터 ‘유니클로 대항마’를 모토로 내걸었다. 냉감 의류 ‘쿨탠다드’, 발열 내의 ‘힛탠다드’, 경량 패딩 등 유니클로의 히트상품에 대적하는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가성비에 국내 패션 온라인몰 1위 플랫폼 사업자의 장점이 겹치면서 무신사스탠다드의 올해 매출은 출시 5년 만에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2000억원에서 올해 6조원으로 10년 만에 다섯 배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산 SPA 브랜드들은 최근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와 원마일웨어 트렌드에 맞춰 홈웨어, 라운지웨어, 레깅스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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