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 높이는 '리던던시 셀'이 비밀
"176단을 사실상 192단으로 봐"
192단이라고 했는데 왜 176단? 낸드 단수의 비밀

"왜 176단이죠? 192단 아닌가요?"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176단 낸드플래시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176단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당초 반도체업계에서는 128단 낸드플래시 다음 세대는 192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 단위가 96, 128, 192, 256 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낸드플래시 적층 단수도 32단에서 64단, 96단, 128단으로 진화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발표를 보면 다음세대가 176단으로 맞춰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다음세대 단수를 두고 의아해하는 이유다. 이를 두고 반도체 전문가들은 “176단이 사실상 192단”이라고 얘기한다.

비밀은 '리던던시 셀'에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낸드플래시에는 예비용 셀인 리던던시 셀이 있다”며 “사용 중인 셀 중 불량이 나오면 대체하는 셀”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예비전력처럼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예비용 셀이 있다는 얘기다. 176단 낸드의 리던던시 셀을 포함한 단수는 192단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리던던시 셀을 포함해 제조하면 수율을 크게 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 셀에서 불량이 발생해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단수가 높아질 수록 낸드플래시 구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필요한 리던던시 셀도 늘어난다. D램에도 낸드의 리던던시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더미 셀이 포함돼있다.

업계에서는 다음세대 기술이 안정되면 리던던시 셀을 제외한 192단 낸드플래시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가 불가능해보였던 '200단 기술장벽'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170단 이상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연구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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