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CEO 의지가 핵심…테슬라는 100% 자력으로 성공"
“기술이나 사람이 부족해 디지털 전환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이클 뢰머 커니 디지털 부문 리더(사진)는 한국경제신문사와 커니가 웨비나(웹세미나) 형태로 연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20’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뚜렷한 목표의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20은 매주 이틀씩 3주에 걸쳐 온라인으로 열렸다. 지난 3~4일과 10~12일 열린 8개 세션의 내용을 요약했다.

뢰머 리더는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내부 인력의 80% 이상을 관련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며 “공개된 기술과 도구들만 잘 이용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외부 인력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모든 디지털 전환 업무를 내부 직원들이 처리한 테슬라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용석 커니 파트너는 자동차업계를 예로 들며 “기존에는 다른 영역으로 여겨지던 사업들이 모빌리티(운송 수단) 가치사슬 속으로 편입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개인별 쇼핑시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 역시 차를 운송 수단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 업체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공급망 모듈화’가 언급됐다. 이준희 커니 파트너는 “소비자가 개인화되면서 ‘특화된’ 사양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형 공장 중심의 ‘일관형’ 공급망으론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생산설비를 분산시키고, ‘레고블록형’으로 공급망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상거래의 미래’ 세션에선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윤상준 커니 파트너는 “한국은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처럼 독보적인 1등 업체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 분석했다. 가구와 여행, 패션 등 ‘가격 비교’가 필요한 제품 부문에서는 네이버쇼핑이, 일상용품 부문은 쿠팡이, 신선식품 분야에선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형석/김주완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