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화물질(PCM)을 활용한 축냉시스템이 적용된 국내 첫 물류창고가 원주시 흥업면에 세워졌다.  /이에스티 제공
상변화물질(PCM)을 활용한 축냉시스템이 적용된 국내 첫 물류창고가 원주시 흥업면에 세워졌다. /이에스티 제공
축냉시스템을 활용한 소형 물류창고가 국내에 처음으로 공급됐다. 전기료를 줄이면서 온도 변화 없이 냉동·냉장식품을 일정한 온도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식품업계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에너지솔루션전문업체인 이에스티(EST)는 상변화물질(PCM)을 이용해 미리 정해진 냉장·냉동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축냉시스템을 탑차에 이어 소형 물류창고에도 적용·공급했다고 10일 밝혔다. CJ대한통운 대리점의 의뢰를 받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에 건축면적 100㎡ 규모로 지은 물류창고다.

이에스티의 축냉시스템은 창고 천정에 냉기(얼음)을 저장하는 PCM 모듈을 설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심야시간 전기를 이용해 모듈에 냉기(얼음)를 저장하면 32시간가량 정해진 냉동·냉장 온도가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물류 대리점이 그동안 운영해온 소형 창고는 대부분 바람을 실내에 불어넣는 송풍 방식이어서 일정한 온도유지가 어려운데다 전기료 부담도 큰 게 단점으로 꼽혔다. PCM 축냉시스템을 적용한 물류창고는 식품위생법에서 정하는 냉동(-18℃±3℃)·냉장(5℃±3℃)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PCM모듈을 얼릴 때 심야전력을 이용하면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이정근 이에스티 대표는 "PCM 축냉시스템을 적용한 소형 물류창고는 공장에서 대형물류센터, 대리점, 소매상가를 거쳐 소비자로 이어지는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의 거점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정지역의 소매상가 20~30군데에 냉동·냉장식품을 배송하기에 적절한 규모"라고 말했다.

전국에 산재한 소형 냉동·냉장식품 물류창고는 1000여개로 추산되며 이번에 PCM 축냉시스템을 적용한 창고가 처음 준공되면서 변화가 기대된다.

이에스티는 그동안 축냉 기술을 활용해 시동을 꺼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배송할 수 있는 이른바 ‘도로 위를 달리는 아이스박스’라 불리는 탑차를 개발했다. 신선식품 배송이 많은 풀무원, CJ, 청정원 등에 공급해왔다. 경유 화물차에 이어 전기트럭에도 적용 가능한 탑차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탑차에 이어 소형 물류창고에도 PCM 축냉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신선식품 배송에 안전한 환경이 가능하다"며 "상온노출로 사회 이슈가 된 백신 등 의약품, 혈액, 인체 장기(臟器) 등 온도에 민감한 물품을 보관하고 배송하는 시스템이 활성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