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법 개정안 통과

보험료는 사업주·특고 반반 부담
구직·출산휴가 급여 등 받게 돼
산재보험 가입도 사실상 의무화

경총 "사업주 부담 커져 고용 악화"
대리운전 기사, 골프장 캐디 등 14개 분야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고용보험 적용을 받는다. 특고의 산재보험 가입도 사실상 강제된다. 1개월 이상 휴업하는 경우가 아니면 적용 제외 신청을 할 수 없게 돼서다. 경영계는 사업주 부담이 가중돼 고용 악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대리기사 캐디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등 14개 특고 직종의 고용보험 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내년 7월 1일부터 이들 직종 종사자는 고용보험에 가입돼 구직급여, 출산 전후 휴가급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소득 파악이 쉽지 않은 일부 업종의 특성을 감안해 적용 대상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고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특고 종사자는 내년 7월 1일부터 ‘질병·부상, 임신·출산·육아’ 또는 ‘사업주 귀책 사유’로 1개월 이상 휴업할 경우에만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적용 제외 상태인 특고 종사자도 새로 신청해야 한다. 당초 정부안보다 강화된 조치로 사실상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은 특고 종사자가 가입을 원하지 않을 경우 폭넓게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올해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기사 등이 고용주로부터 적용 제외 신청을 강요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법 개정이 추진됐다.

경영계는 산재보험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가 경영계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특고 종사자의 정당한 선택권을 박탈하고 사업주 부담을 가중시켜 고용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생태계 발전에 제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은 “특고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하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특고 종사자의 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보험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적용 제외 신청 허용, 고소득 특고 종사자 제외, 고용보험료 분담 비율 차등화, 특고 종사자와 일반 근로자 간 고용보험 재정 분리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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