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배당 자제 전달
'배당 줄여 위기 대응' 취지

은행권 공감하지만 당국 개입 '불편'
"외국인 투자자 등 주주 반발도 우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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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배당 자제령'을 내렸다. 배당을 줄여 위기에 대응할 현금 등 사내 유보금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기업에 경영을 간섭하고, 주주 이익에 개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반발도 나온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로로 배당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 수준을 각 금융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결산 배당의 경우 내년 소급 적용이 가능해 내년 초까지 협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은행권과 협조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과에 따라 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와야 (배당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환율 변동, 경기 침체 같은 외부 위기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먼저 평가한 후에 배당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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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코로나19 여파, 신용대출 규제 등을 감안할 때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충분히 공감했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배당을 줄여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사실"이라며 "올 상반기 사내 유보금을 충분히 쌓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와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내년 원리금 상환 유예가 끝났을 때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크게 나빠지면서 금융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직접 배당 자제를 요청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개입은 어떤 경우라도 관치금융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 등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도 부정적이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정부가 사기업에 배당축소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자유경제시장 체제에 위배되며,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꼬집었다.

배당 제한 소식이 금융주를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4대 금융지주는 전일대비 평균 1.6% 하락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상황에서도 금융주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9.9% 하락한 상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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