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예방법 개정안 시행

"감염병 '심각' 조건이지만
사실상 원격의료 문 연 것"
이르면 8일부터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의사의 진료를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감염병 ‘심각’ 단계일 때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상 법적으로 원격의료가 일부 허용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상정한다.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르면 당일 공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에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 제49조의 3에 따르면 감염병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됐을 때 유선·무선·화상통신과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관 외부에 있는 환자에게 건강 또는 질병의 지속적 관찰, 진단,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의료법에 따라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진료와 처방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출입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2월부터 한시적으로 ‘전화 처방’을 허용했다. 이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전화를 포함해 유·무선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추진됐다.

법안 심사 당시에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경계’일 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경계’는 ‘관심’ ‘주의’에 이어 세 번째 위기경보 단계로,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되거나 국내 원인불명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전파될 때 이뤄진다.

하지만 “사실상 원격의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최종적으로 ‘심각’ 단계로 허용 상황이 제한됐다. 이에 따라 유선전화뿐 아니라 휴대전화, 앱 등을 통해서도 의사의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병원을 방문해야만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다.

다만 개정안에는 의약품 택배 등을 허용하는 내용은 빠져 환자들의 불편은 여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의약품 택배가 이뤄지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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