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내년 초 한국 경제에 2차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경제 회복은 2년 후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2차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내년에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면 1분기에 일시적 경기 하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시점은 2022년 상반기로 지연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다만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를 겪어온 경제주체들의 내성과 기저효과로 침체 시기는 짧고, 그 정도는 올해 1~2분기에 비해 낮을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내년 경기 추세는 빠르지는 않지만 우상향의 회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면 한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쯤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경기 방향을 좌우할 리스크 요인으로 소비 침체 수준과 글로벌 경제 흐름이 지목됐다. 연구원은 “한국의 현재 경기는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매우 완만한 개선 추세지만 민간소비 위축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소비는 올해 1~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46.9%를 차지하는 성장 핵심 요인이다. 국내 코로나19 3차 확산이 증폭될 경우 민간소비 침체 장기화로 경기 회복을 저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은 11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났지만, 물량보다는 단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불안한 회복 기조’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년 수출 경기는 올해 불황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완연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상 내년 연간 수출 증가율을 10.1%로 보고 있는데, 코로나19의 글로벌 재유행 시엔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소비, 설비투자, 건설 수주는 부진한 데다 앞으로도 추가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용과 관련해선 “불황 장기화로 대부분 산업의 고용창출력이 급감했다”며 “실물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시장에도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