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의 의식주 스타트업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급변하는 유통 생태계의 정보기술(IT)을 전부 자체 개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좋은 기술과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

GS홈쇼핑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1년 벤처투자를 시작해 8년간 유망 스타트업과 국내외 벤처펀드에 투자해왔다. 올 상반기 기준 GS홈쇼핑이 직간접 투자한 벤처기업은 세계 800여 곳, 총 투자금액은 3600억원이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은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 모바일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 반려동물 용품 배달 서비스업체 펫프렌즈 등이다. 분야가 각기 다르지만 모두 GS홈쇼핑과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지난 7월엔 투자 전담부서를 꾸렸다.

GS리테일도 미래에셋대우 벤처펀드를 통해 2017년부터 20개 업체에 약 300억원을 간접 투자했다.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반려동물 체외진단 키트 제조업체 핏펫 등이다. 2018년에는 미국 유기농 제품 업체 스라이브마켓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올 9월 GS리테일이 론칭한 유기농 전문몰 ‘달리살다’도 스라이브마켓과 제휴한 결과다.

롯데그룹은 2016년 유망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했다. 현재 19개 기업에 총 191억원을 투자했다. 서빙로봇 개발업체 에어로보틱스, 마감할인 플랫폼 라스트오더 등 새로운 유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많다.

신세계그룹도 7월 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설립하고 벤처투자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각각 100억원, 60억원, 40억원을 공동 출자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설립 후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미국 패션 온라인몰 인타이어월드(Entireworld) 등에 투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