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골퍼 중심 렌털 확산

포섬·플렉스 등 5~6곳 성업
옷값의 10~15% 받고 빌려줘

"그린피 폭등에 고가의류 부담
싼값에 여러 옷 입을 수 있어"

신상품 클럽 대여도 활성화
고급브랜드도 속속 뛰어들어
4SomeGolf 제공

4SomeGolf 제공

30대 직장인 A씨(여)는 최근 주변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클럽을 장만하는 데만 200여만원을 써 필드에 나가기도 전에 지갑이 가벼워졌다. ‘풀세트’를 맞추는 데 100만원쯤 추가로 드는 골프옷이 문제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SNS에서 골프옷을 대여해 준다는 업체의 광고를 접했다. A씨는 “가을에 많이 나가야 서너 번 라운드하지 않냐”며 “목돈을 쓰고도 몇 번 입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것보단 빌려서 입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성비’ 중시하는 소비자 겨냥
'골프웨어도 렌털시대'…이젠 빌려 입으세요

‘렌털 문화’가 마침내 골프계까지 번지고 있다. 골프 인구 증가세와 맞물려 클럽으로 시작한 렌털서비스가 ‘금기’처럼 여겨졌던 의류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약 4조원 규모로 추산하는 골프 의류 시장은 그동안 돈을 내고 사 입는 방식이 ‘절대적인’ 소비 트렌드였다.

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업 중인 골프복 렌털 전문 업체는 5~6곳 정도다. 지난해만 해도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던 업태다. 온라인 카페, 네이버 밴드 커뮤니티 등 비공식 루트로 운영하는 곳들까지 최근 생겨나면서 실제로는 수십 곳이 골프의류 렌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지난 9월 출범한 ‘포섬골프(4SomeGolf)’는 특히 젊은 골퍼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포섬골프는 타이틀리스트와 PXG, 마크앤로나 등 프리미엄 브랜드 의류를 소비자가의 10% 정도에 빌려준다. 상의와 하의는 물론 모자도 있다. 이보희 포섬골프 대표는 “지난달 40~50건이던 주문량이 11월엔 200건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포섬골프에서 소비자는 제품 소비자가의 10%를 내면 3박4일간 옷을 빌릴 수 있다. 50만원 재킷이라면 대여료가 5만원인 셈이다. 3박4일은 택배 배송, 착용 시간을 모두 포함한 기간이다. 제품을 수령한 뒤 착용할 수 있는 시간은 약 하루다.

이 대표는 “포섬골프에서 취급하는 모든 옷은 우리가 직접 매장에서 소비자가로 사오는 것들”이라며 “골프도 치고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은 것이 여성들의 마음인데, 옷 한 벌 살 돈으로 10개의 다른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에 메리트를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8월 시작한 골프 의류 대여 전문 업체 ‘플렉스골프(FlexGolf)’는 대여 서비스와 함께 ‘플리마켓(중고장터)’도 운영한다. 렌터카 업체가 자사 자동차를 중고로 판매하듯 플렉스골프에선 소비자가의 40~50% 값으로 옷을 판매하고 있다. 플렉스골프 관계자는 “한국에서만 연간 10만t 이상의 폐의류와 원단이 소각된다”며 “환경도 지키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촉진하자는 것이 플렉스골프의 목표”라고 했다.
고가 브랜드도 잇따라 “빌려 쓰세요”
초기 골프클럽 제조 브랜드들이 직접 주도하던 클럽 렌털 서비스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롯데렌털이 운영하는 렌털 업체 ‘묘미’는 메인페이지에 골프 섹션을 따로 만들 정도로 클럽 렌털 서비스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마루망, 캘러웨이, 브리지스톤 등 웬만한 메이저 브랜드를 모두 취급한다.

이들 대부분은 24개월에서 36개월까지 대여료를 내고 완납 시 제품을 수령하는 ‘인수형 장기 계약’으로 클럽을 빌려준다. 제휴카드 등을 사용하면 월 대여료가 절반 이상 뚝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렌털 사업을 꺼렸던 메이저 브랜드들도 시장 변화에 맞춰 빗장을 열고 있다. ‘하이엔드 골프 브랜드’인 마제스티는 이달부터 무료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기 제품인 컨퀘스트블랙(CONQUEST BK), 마루망SG(maruman SG)까지 과감히 시장에 풀었다. 샤프트 스펙도 다양하게 제공해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마제스티 관계자는 “배송료 없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라며 “대여 기간도 10일로 잡아 소비자가 충분히 제품을 써보도록 배려했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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