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MTA 전·현직, 초과근무 거짓 보고
한해 46만달러 챙긴 선로 작업자도
FBI 등 집중 수사…"최고 징역 10년형"
미국의 대표적인 공기업 중 한 곳인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소속 직원 여러 명이 초과근무 수당 사기로 3일(현지시간) 기소됐다. 일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장기간 야근을 섰다고 거짓 기록해 뉴욕주지사보다 많은 연봉을 챙겼다 적발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MTA에서 선로 유지관리 선임자로 일하다 작년에 퇴직한 토마스 카푸토 씨(56)는 2년 전 어느날 15시간 초과근무를 선 적이 있다고 기록한 뒤 야근 수당을 챙겼다. 정규 8시간 근무를 끝낸 직후였던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또 근무를 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그는 초과근무 시간에 뉴욕 시내에서 볼링을 치고 있었다. 볼링장에 확인해 보니 그는 3게임 연속으로 즐기고 있었으며, 평균 스코어는 196점이나 됐다. 당시 그가 회사에서 받은 초과근무 수당은 1217달러였다.

공기업 직원으로 30여년 일했던 카푸토는 이런 식으로 추가 급여를 챙겼고, 2018년 퇴직 직전 회사 내 최고 연봉자 리스트에 포함됐다. 당시 그가 받은 연봉은 총 46만1000달러(초과근무수당 34만4000달러)로, MTA 회장은 물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22만5000달러)보다도 많았다.

2018년 카푸토는 총 3864시간의 초과근무를 섰다고 써냈는데, 이는 정규근무 시간 외 1년 내내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하는 시간이다.

문제는 카푸토와 같은 ‘야근 사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에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전·현직 MTA 직원만 5명에 달한다. 일부는 집이나 휴가지에서 쉬었으면서 일했다고 보고한 뒤 수당을 빼돌렸다.

또 따른 선로 관리자 마이클 건더슨 씨(42)는 초과근무를 섰다고 회사에 제출한 시간에 콘서트장에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사기 사건은 최근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공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조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특히 MT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별도의 연방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9000명 이상 감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MTA는 작년부터 초과근무 수당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당해에만 1억5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공기업의 야근 사기 사건을 집중 수사해 왔다. MTA에서 초과근무 수당 사기에 가담한 전·현직 직원들은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사기죄 등으로 기소됐다.

팀 민튼 MTA 대변인은 “초과근무 수당 사기는 공공 신뢰를 저버린 배신 행위”라며 “사법당국과 적극 협력해 이런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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