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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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괄목할 만큼 늘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 양상도 뚜렷했다.

한국은행은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116억60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흑자폭은 2017년 9월(123억4000만달러) 후 9개월 만에 가장 컸고, 역대 3번째로 규모가 컸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48.9%(38억3000만달러) 늘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22억9000만달러) 후 6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상품수지(수출-수입)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다. 10월 상품수지는 101억5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6.4%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 대비 줄었지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진 결과 상품수지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수출(469억9000만달러)과 수입(368억4000만달러)은 작년 동월보다 각각 4.3%, 10.3% 줄었다.

수출(통관기준)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8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는 10.2% 늘었다. 승용차 수출은 38억5000만달러로 7.1%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은 17억달러로 49.8% 줄었다. 수출국별로 보면 중국과 일본 수출액은 115억3000만달러, 19억3000만달러로 각각 5.8%, 18.7% 줄었다. 미국 수출은 65억6000만달러로 3.3% 늘었다.

수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본재 수입액이 154억달러로 14.1% 늘었고, 소비재는 73억7000달러로 1.7% 줄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이 불어난 것은 국내 경기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기업들이 설비를 늘리기 위해 그만큼 해외에서 기계와 장비 수입을 늘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액은 163억달러로 20.1%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작년 10월보다 10억6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여행수지 적자(4억7000만달러)가 3억5000만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24억5000만달러)는 배당·이자소득이 늘면서 작년 10월보다 6억2000만달러 늘었다.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54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수출액이 작년 동월보다 4% 늘어난 458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경상수지는 한은 전망치인 65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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