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시중銀보다 높은 연4%
산은 "기준금리 떨어져도 조정 불가
금리 오른다고 이자 더 낼건가"
금호타이어는 11월부터 주당 최대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시행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국내외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수요 회복에 발빠르게 대응한 덕분에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4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자 등 금융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 금융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은 3분기까지 -1061억원으로 적자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도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 금융비용이 연간 9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자 갚다가 회사 거덜날 판”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고금리 담보대출’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번 돈 고스란히 이자 갚는 데…”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574억원을 기록,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 임직원 급여를 동결하고 상여를 반납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한편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에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늘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원자재 단가 하락과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회복으로 흑자를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그러나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 지난해 금융비용은 768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의 약 1.3배 규모다. 이 탓에 순이익은 마이너스다.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은 -4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계상 현재가치할인차금까지 감안하면 연간 금융비용이 9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부담은 산업은행 등에서 받은 연 4% 고정금리 담보대출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018년 4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넘기면서 기존 대출을 갱신했다. 이때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등을 담보로 잡은 대출 약 4925억원에 대한 금리를 연 4%로 매겼다. 이 대출에 대한 이자만 연 197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였지만, 기준금리가 연 0.5%까지 떨어진 지금 담보대출 금리가 연 4%라면 상당한 고금리”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연 2% 중반 수준이다.
“은행이 ‘이자 놀이’ 하나”
금호타이어는 최근 산업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 당시 5년 고정금리 대출로 계약을 확정했고, 자금이 필요했던 금호타이어도 이 조건을 받아들인 만큼 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2018년 재계약 때 금리를 한 차례 낮췄다”며 “또 인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계약 이후 기준금리가 올랐다는 이유로 산은이 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면 순순히 응하겠느냐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최소한 신용대출 금리보다 담보대출 금리가 더 높은 기형적인 구조는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등에서 받은 신용대출 232억원에 대한 금리는 연 2.5%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담보대출 금리를 높게 받은 것은 회사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금리를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자 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기업 담보대출 총 4183건(76조8878억원) 중 금리가 4%를 넘는 담보대출은 270건(2조7514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3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산업은행이 금리를 재조정하는 것이 금호타이어 등 기업뿐 아니라 이들 회사의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이자 부담을 덜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 주가가 올라 서로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업체들이 연말을 맞아 대형 고인치 타이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량을 늘리며 막판 ‘실적 올리기’에 매진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윈터아이셉트 프리미엄’ 등 중·대형 차량에 들어가는 타이어를 신규 출시하고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프리미엄 제품의 연말 할인판매를 진행 중이다. 연간 실적 마감을 약 한 달 앞두고 막판 실적 올리기를 위해서다. 특히 ‘효자’로 꼽히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고인치 타이어는 영업이익률이 10~20%에 달한다. 이보다 작은 일반 타이어 제품이 5% 안팎의 이익률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 규모가 최대 네 배에 달하는 셈이다.고인치 타이어는 과거 17인치 이상 타이어를 뜻했지만 최근 대형 차량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는 18인치 이상으로 통용되고 있다. 올 1~10월 대형 세단,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18.2% 늘어났다. 경형(-16%) 소형(-8.8%) 중형(1.1%)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그랜저 싼타페 카니발 G80 GV80 등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가 출시한 신차들도 18~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모델이 주력이다. 타이어가 클수록 승차감이 좋아 별도 개조 작업을 통해 ‘인치 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업계에서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량이 실적을 좌우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도 고인치 타이어의 영향이 컸다. 한국타이어는 전체 매출에서 18인치 이상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33.5%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늘어났다. 17인치 타이어까지 합하면 이 비중은 50% 이상으로 증가한다. 금호타이어도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이 지난해 31.7%(3분기 기준)에서 올해 33.4%로 늘었다.전기차 시대를 맞아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는 배터리 등의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은 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엔케이맥스는 지난달 발행을 결정한 전환사채(CB) 232억원과 전환우선주(CPS) 68억원에 대한 투자금의 납입이 완료됐다고 3일 밝혔다. CB는 KDB산업은행과 미래에셋대우 등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CPS는 에셋원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 등이 매입했다.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으로 진행 중인 ‘슈퍼NK 면역항암제’ 임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슈퍼NK 면역항암제는 고순도·고활성의 NK세포를 이용한 것이다. 현재 머크·화이자와 공동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나스닥상장사 아피메드와 ‘표적형 NK세포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확대와 미국 법인의 사업 개발까지 가능한 자금이 확보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법원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주관을 어느 증권사가 맡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주주배정 방식으로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증자인 만큼 증권사로선 실적과 명성을 동시에 얻을 절호의 기회다.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일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가 낸 한진칼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의 지원사격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한진칼은 계획대로 2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산은으로부터 5000억원을 지원받았다. 3일엔 산은을 상대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30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에 출자한다. 내년 3월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 수혈이 이뤄진다. 대한항공이 계획대로 원하는 규모로 증자에 성공하면 2018년 삼성중공업의 1조4088억원을 깨고 국내 최대 유상증자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근심을 덜게 된 대한항공은 조심스럽게 증자 준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최대로 인수할 수 있는 신주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대량의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증권사별로 감당할 수 있는 인수 한도를 파악한 뒤 다수의 주관사를 선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증권사들은 벌써부터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물밑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자 한 건만으로도 웬만한 기업 10여 곳의 유상증자를 맡는 것보다 두둑한 수입을 올릴 수 있어서다.지난 7월 대한항공의 1조1269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은 대표주관 및 인수 수수료로만 각각 9억2000만원을 벌었다. 이번에도 대한항공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이전과 비슷한 수의 주관사를 뽑아 두 배 이상의 신주를 맡긴다면 수수료 역시 물량에 비례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