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춤했던 수출입 물동량이 회복세에 접어들자 트럭, 트레일러 등 운송용 차량의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배송이 일상화되면서 택배용으로 쓰이는 1t 소형 트럭도 판매 호조를 거들고 있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타타대우, 르노삼성자동차 등 5개사의 지난 10월 트럭 판매량은 1만5407대(경형·소형·중형·대형 포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늘어났다. 이들 회사의 트럭 사업은 올 상반기만 해도 작년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며 부진했다. 지난 8월에는 1만1000대 선까지 내려앉기도 했지만 9월부터는 2개월 연속 1만5000대를 훌쩍 넘기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눈에 띄는 것은 1t 소형 트럭의 분발이다. 전체 트럭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1t 트럭은 올해 2~3월만 빼고 줄곧 월간 판매량이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하지만 9월 1t 트럭 판매량이 전년 대비 73.7%(1만3102대) 증가한 실적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0월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의 판매량도 작년보다 각각 21.0%, 11.4% 늘었다.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와중에 1t 트럭이 반등한 건 이례적이다. 소형 상용차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쁠수록 잘 팔린다. 영세 자영업자, 퇴직자 등이 생계형 창업을 위해 구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온라인 배송량이 급증하면서 1t 트럭이 택배용으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탑차(박스 모양의 화물칸을 갖춘 트럭) 시장도 택배용으로 사용되는 ‘윙바디’에 힘입어 올 3분기에만 684대가 신규 등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4% 늘어났다.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11월에는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특수가 몰리며 택배용 트럭이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트럭도 회복세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수출입 물동량이 되살아나면서 컨테이너를 항만까지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 수요가 늘었다. 현대차의 ‘엑시언트’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작년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다가 올 9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타타대우의 대형 트럭 ‘프리마’와 ‘노부스’는 5월부터 판매량이 4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0월 반등했다. 컨테이너를 옮길 때 사용되는 트레일러도 올 3분기 1985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가까운 98.1% 증가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기후변화와 국제사회의 환경규제,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대응해 친환경에 중점을 둔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11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사에서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소차로 친환경 앞장현대차는 ‘2025 전략’에서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3대 제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 등에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5%대 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를 67만 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56만 대, 수소전기차 11만 대 등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에 처음으로 파생 및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2024년 이후 전동화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기아차는 ‘Plan S’를 통해 전기차 사업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2025년 전기차 11종 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점유율 6.6% 및 친환경차 판매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26년에는 전기차 50만 대, 친환경차 100만 대 판매를 추진한다.기아차가 내년에 출시할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은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디자인, 미래지향적 사용자 경험, 1회 충전 주행거리 500㎞ 이상, 20분 내 초고속 충전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다. 공장에도 친환경 설비 구축현대·기아차는 사업장에도 친환경 가치를 접목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열병합 발전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디젤 비상 발전기를 대체하고 있다.아산공장은 고효율설비 도입,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에너지 절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 설비는 연간 1만3000㎿h를 생산하고 있다. 남양연구소는 자동차 개발 설계와 시험제작, 성능시험 등 다양한 연구활동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고효율 시설물 적용과 효율적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현대·기아차는 이런 활동으로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시행한 2019년도 평가에서 국내 기업 중 상위 5개사에만 주어지는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현대차는 2년 연속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차량 전동화는 구동 방식을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카(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네 가지 타입이 있다. 내연기관에 비해 연비가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다.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경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며 경제성이 부각된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가 경유차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26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LPG연료 사용제한이 폐지된 후 LPG차 판매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PG차를 택시 등 영업용으로만 구매 가능하던 2019년 1분기에는 월 평균 판매대수가 8229대에 그쳤지만, 규제 폐지로 일반인 구매가 열린 그해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는 월 평균 1만1275대가 팔렸다. 규제 폐지 전보다 37% 증가한 수치다.소비자들이 LPG차에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경제성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전국 LPG 평균 가격은 L당 770.33원으로 L당 1319.85원인 휘발유의 58% 수준이다. LPG차의 연비가 다소 낮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휘발유의 78% 비용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대표적인 LPG차 르노삼성 QM6로 예를 들면 연료비 10만원 기준 주행 가능한 거리는 휘발유의 경우 908km, LPG는 1155km가 나온다. 대한LPG협회는 LPG차가 휘발유차에 비해 연간 22%의 유류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다만 자동차 업계에서 LPG차의 입지는 좁기만 하다. 지난 9월 자동차 등록대수 기준 전국에서 운행 중인 LPG차는 전체 차량의 8.3% 수준인 201만대에 그쳤다. 규제 폐지와 높은 경제성 효과에 판매량은 늘었지만, 소비자 취향 반영이 어려울 정도로 구매 가능한 차량 자체가 적은 탓이다. 일부 차량에서는 LPG 탱크로 인한 트렁크 공간부족 문제도 존재한다. 국내 판매 중인 LPG차는 11종에 불과하다. 승용차만 따지면 △아반떼 △쏘나타 △K5 △SM6 △그랜저 △K7 △QM6 △스타렉스 8종 뿐이다. 상용차도 △다마스 △라보 △봉고3 등 3종이 전부다. LPG를 지원하던 레이, 올란도, SM5, SM7 등이 이미 단종됐고 내년에는 다마스와 라보 단종도 예정됐다. 과거 LPG차는 트렁크에 LPG 탱크가 자리잡아 휘발유나 경유차에 비해 적재공간이 부족했다. 현재도 아반떼 등 일부 차량에는 여전히 트렁크에 LPG 탱크가 위치한다.다만 르노삼성 QM6를 비롯해 기아차 K5, 현대차 그랜저 등 최근 출시되는 대다수 차량들은 예비용 타이어를 두던 트렁크 하부 공간에 도넛 탱크를 적용하며 적재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예비용 타이어는 부피가 작은 수리 도구로 대체됐다.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경유세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경제성을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이 LPG차를 대안으로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 23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와 같아지도록 경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내놨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에너지세제 개선, 유가보조금 개선 등을 통해 현재 휘발유의 88% 수준인 경유 가격을 100%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미세먼지의 원인은 질소산화물(NOx)이며, 디젤차 배출량이 가장 많으니 연료비를 높여 운행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디젤차는 km당 1.055g의 NOx를 배출해 0.179g인 휘발유나 0.14g인 LPG보다 크게 높다.국가기후환경회의는 경유차 수요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로 유인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LPG차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저렴한 연료비와 높은 연비 등 경제성에 주목하는 성향이 있는데, 차량 가격이 확연히 높은 PHEV를 선택할 리 없다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PHEV는 휘발유차에 비해 최소 500만원 이상 비싸다. 주행거리가 길다면 높은 연비로 이 차이를 상쇄하겠지만, 일반적인 승용차에선 혜택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경유세가 현실화되면 경제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은 차값과 연료비 모두 저렴한 LPG차에 더 매력을 느낄 것" 이라고 내다봤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글로벌 상용차 생산업체 만트럭버스그룹의 국내 법인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유럽의 배기가스 배출규제(6D)를 충족하는 덤프트럭(사진)을 지난 23일 공식 출시했다. 중소형·중형·대형 카고 트럭, 트랙터에 이어 덤프트럭을 선보이면서 유로 6D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신형 덤프트럭에 적용된 D26 엔진은 에너지 절감 기능을 통해 연비를 최대 4%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유로 6C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각각 10마력, 10kgfm 증가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LGS), 차량 안정성 제어장치(ESP), 긴급제동 시스템(EBA) 등 안전기 능도 강화했다. 정체 구간에서 자동으로 앞차를 따라가는 ‘스톱 앤드 고’ 기능도 포함돼 있다.험지 등 강력한 구동력이 필요한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설계 시스템도 장착했다. 한쪽 바퀴가 웅덩이에 빠지는 상황에 대비해 좌우 구동 바퀴의 회전 속도를 같게 고정하는 후륜 차동 제한 장치를 적용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만의 유지보수 프로그램 ‘케어프리4 패키지’도 무상으로 제공해 체계적인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