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대출 규제
전세금 마련 어떻게

보증기관별 차이
주택금융공사 2.2억
주택도시보증 4억
서울보증보험 5억
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씨는 요즘 전셋집 때문에 난감하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며 아파트를 비워달라고 하는 바람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못하면서다. 내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자녀가 있어서 같은 단지 안에 전세매물을 찾고 있는데 지금 전세보증금보다 1억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기준 5억3677만원으로, 올 들어서만 6000만원 넘게 뛰었다.

김씨의 머릿속이 복잡해진 이유는 대출 요건이 예전보다 크게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갭투자’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 규제가 도입됐고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고 있다. ‘전세난민’ 우려가 커지는 시대의 전세금 마련 방법은 뭐가 있을까.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 /자료 = KB부동산, 한경DB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 /자료 = KB부동산, 한경DB

보증기관별 대출 한도부터 확인해야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발급받아 전세대출을 추가로 받으려고 할 때는 보증 한도가 얼마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 대출 한도(무주택자 기준)는 2억2200만원이다. 주택금융공사 보증을 받아 2억원의 전세자금을 빌린 사람은 2200만원까지만 추가 대출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의 보증 한도는 각각 4억원과 5억원이다. 만약 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을 더 받을 수 없다면 HUG나 SGI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금리는 주택금융공사 전세대출에 비해 HUG가 연 0.1%포인트, SGI가 연 0.3%포인트 정도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기관에 대출 한도가 남아 있더라도 돈을 빌리는 사람의 소득과 신용등급, 기존 부채 등에 따라 빚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미리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9억원 이상 집 있으면 전세대출 어려워
자기 집이 있으면서 다른 집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면 대출 연장 요건이 까다롭다. 우선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시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는 전세대출이 원칙적으로 막혔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의 아파트(3억원 이상)를 7월 10일 이후 매입했다면 신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고가 주택이나 규제지역의 아파트 소유자라도 예외적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학교폭력 피해 등의 사유가 있어야 한다. 자녀 교육을 위한 경우에도 대도시 내에서의 이동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대출을 얻었다가 나중에 적발되면 기한이익상실 처리가 될 수 있다. 은행이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으라고 요구한다는 의미다. 7월 10일 이전에 구매한 주택이라도 한도를 살펴야 한다. 이사 등을 이유로 기존 전세대출이 신규 대출로 바뀔 때는 SGI 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HUG 대출은 2억원으로 줄어든다.
현재 금리는 변동금리 상품이 매력
전세계약을 연장할 때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 볼 수도 있다. 2년 전보다 금리가 크게 떨어져 고정금리 대출이 있다면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전세를 사는 동안 금리우대 요건을 채웠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고정금리는 금리가 오를 기미가 있을 때 선택하는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0.5%로 동결된 상황이라 아직은 변동금리에 매력이 있다. 고정금리 상품도 마땅치 않다. 한 달 전만 해도 종종 보였던 연 2%대 초반 대출이 자취를 감췄다. 현재 고정 최저금리인 신한주금공전세대출 금리는 연 2.5%다. 변동금리 대출상품은 연 1%대도 있다. 하나은행 주택신보위탁발행보증서담보대출 금리는 연 1.98%다.
신용대출·2금융권 대출도 알아볼 만
개인 신용점수가 높고 전세자금 부족분이 5000만원 이내라면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신용대출 금리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대출이 신용대출보다 연 0.3~0.4%포인트가량 저렴했지만 최근 신용대출 금리가 내림세를 타면서 격차가 연 0.1%포인트 전후로 줄었다.

다만 신용대출을 얻으면 급전이 필요할 때 동원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보증기관의 전세대출은 이자로 낸 돈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지만 신용대출은 원금까지 포함된다(10년 분할상환으로 전제)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신용도가 높지 않아 은행에서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면 2금융권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험회사 전세대출의 경우 최저금리가 연 2%대 중반으로 시중은행 대출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저축은행도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는데 금리는 연 3%대부터 시작한다. 대부분이 고정금리 상품이다. 연체하지 않고 2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을 갚아나가면 주택금융공사의 ‘징검다리 전세자금보증’을 이용해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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