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블랙프라이데이. 사진=한경DB
미국블랙프라이데이. 사진=한경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미국 최대 쇼핑 축제 '블랙프라이데이'가 색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집에서 온라인 쇼핑족들이 급증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최대 온라인 판매 신기록을 세운 반면,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찾는 고객은 뚝 뜰어졌다.

28일(현지시간)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인 전날 미국의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총 90억 달러(약 9조9450억 원)어치를 구매했다.

지난해보다 21.5%로 늘어난 것으로 블랙프라이데이 당일로는 역대 최대 온라인 쇼핑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아닌 날을 포함해도 작년 '사이버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다음 주 월요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날 미국의 소비자들은 분당 630만 달러(약 69억6000만원)를 온라인에서 소비했고, 1인당 평균 27.50달러(약 3만원)를 썼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전년보다 25.3% 급증한 36억 달러로, 전체 온라인 쇼핑의 40%를 차지했다.

이러한 온라인 쏠림 현상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가족 모임과 영업 등을 제한한 주(州)에서 온라인 쇼핑이 작년 같은 날보다 3.4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판매액이 이보다 더 많다는 다른 업체의 분석도 있다.

기업고객관리 솔루션 업체 세일즈포스는 미국 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을 작년보다 23% 증가한 128억 달러(약 14조1000억 원)로 추산했다. 전날 글로벌 온라인 쇼핑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622억 달러(약 68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이 회사는 전했다.

반면 백화점과 쇼핑몰, 대형 유통매장에는 대기 줄이 적어지고, 주차장도 비교적 한산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이 전했다.

유통솔루션 제공업체 센서매틱 솔루션은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미국에서 매장을 직접 방문한 고객이 작년보다 52.1%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매년 쇼핑객과 TV 카메라가 몰려오던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은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고, 다른 지역의 쇼핑몰에서도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매장이 많았다.

인기 품목도 코로나19에 따른 각종 활동 제한 탓에 예년과는 차이를 보였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각종 게임 상품의 인기가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수의 쇼핑몰에서 플레이스테이션5나 X박스 등을 사러 온 고객들이 게임 가게에 많이 몰려들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도 어린이 장난감과 비디오게임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어도비가 분석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전통적 인기 품목인 삼성 TV는 이번에도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중 하나였다고 어도비는 전했다. 그러나 재택근무 확대의 영향으로 의류 판매는 예년보다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쇼핑 총액이 작년보다 15∼35% 증가한 108억∼127억 달러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