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 "비트코인 상승은 '자산'으로 인정받은 결과"
“비트코인 가치가 오른 것은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뛰어오른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두나무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주식거래 서비스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이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꾸준히 올랐고, 국내 가격이 다시 2000만원을 넘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는 하루 거래액이 24일 2조원을 돌파하는 등 활기를 되찾았다. 그는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진 모르겠다”면서도 “비트코인이 금(金)과 같은 투자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해외 분석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새해에는 좋은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3월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계기로 블록체인과 관련한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다는 점에서다. 그는 “특금법이 요구하는 자금세탁 방지 등의 기준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금법이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정상적인 상황이면 업권법이 먼저 나오고 규제책이 나와야 하지만, 블록체인산업이 갑자기 생겨나 대규모 자산이 이동하다 보니 규제가 먼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가상화폐의 법적 정의조차 없고, 관련 기업이 갖춰야 할 요건도 여전히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의 고민도 이해된다”며 “이제 업권법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나무는 오는 30일부터 닷새 동안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2020’을 연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업계 현안과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행사로, 유튜브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업비트는 2018년부터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태국에도 가상화폐거래소를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업은 해외 송금이 안 돼 해외 법인 자본금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특금법 시행으로 이런 제약이 풀리면 해외 사업도 공격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