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거둬들이는 종합부동산세 규모가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는 게 첫 번째 이유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공시가격을 끌어올리는 정책 등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부자 증세’를 추진하며 나홀로 웃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 종부세 5조 넘을 듯…稅收 비중 6배로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종부세 고지액은 4조2687억원이다.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이의제기를 거쳐 정하는 확정세액이 고지액의 9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종부세 확정세액이 3조8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12월 내는 종부세액이 1인당 250만원을 넘으면 최대 6개월간 나눠 낼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처럼 나눠 내는 것을 감안해 올해 종부세 세수를 3조321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2005년의 4413억원과 비교하면 여덟 배에 달한다. 종부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0.3%에서 올해 1.1%로 뛰고, 내년엔 1.8%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년도 종부세 세수는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 올해까지 0.5~2.7%인 1주택자의 종부세율이 내년 0.6~3.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다주택자의 종부세 최고세율은 3.2%에서 6.0%로 상승한다. 종부세 과세표준을 구하는 데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올해 90%에서 내년 95%로 높아진다. 공시가격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시가 대비 반영률)도 급등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년 종부세 세수가 기재부 전망치(5조1138억원)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6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으로 종부세 납세자 수와 종부세액이 급증하고 있다”며 “하지만 세수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는 종부세 기준을 2009년 이후 12년째 바꾸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증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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