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무너지는데…고용 대책이 노인일자리?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일자리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서다. 전반적인 경기 부양과 산업 육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고용 대책으로 단기 일자리, 그중에서도 노인일자리의 차질없는 공급을 내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889만6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1만1000개 증가했다. 1320만4000개의 일자리는 작년 2분기와 동일했다. 301만5000개는 다른 일자리로 대체됐다. 일자리 246만6000개는 소멸했지만 267만8000개가 새로 공급됐다.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 폭은 급감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일자리 수 증가 폭은 작년 3분기 63만5000개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4분기 59만2000개, 올해 1분기 42만8000개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산업별 세부 지표는 더 안좋다. 제조업은 일자리가 6만5000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에서 1만개, 전자통신과 기계장비에서 각각 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사업임대업은 2만9000개, 숙박음식업은 2만6000개가 사라졌다.

일자리 증가 착시가 나타난 것은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일자리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 등이 집중돼있는 보건사회복지분야 일자리는 11만6000개, 공공행정분야는 7만2000개가 늘었다.

이는 연령대별 일자리 변동에서도 드러난다. 20대 이하와 30대는 각각 8만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60대 이상이 22만5000개나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50대와 40대의 일자리는 각각 12만8000개, 2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2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고용 대책으로 정부가 공급하는 단기 일자리의 빠른 공급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내년 예산에 계상된 103만개 직접 일자리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특히 내년 80만개 공급 예정인 노인일자리 사업은 올해 안에 최대한 모집하겠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 등 공공과 복지분야 단기 일자리는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접 일자리 확대보다는 기업과 산업 육성책을 통한 고용 확대를 모색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양질의 일자리가 추세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며 "기업 환경을 친화적으로 풀어주면서 고용 증가를 유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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