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란 못 보겠다"…국내 선사, 임시선박 5척 추가 투입

HMM(구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이 '수출 대란' 해소를 위해 연말까지 다섯 척의 임시선박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새로 운송할 수 있게 되는 화물은 총 1만6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수준으로, 부산항 월간 평균 물동량(6만~7만TEU)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수출길을 뚫기 위한 해양수산부와 선사들의 노력이 다소나마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해수부에 따르면 HMM과 SM상선, 고려해운은 연말까지 총 5척의 임시선박을 미주항로에 투입해 국내 기업들을 돕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수출 기업들이 배를 구하지 못해 물건을 보내지 못하는 '수출 대란'을 겪는 상황을 돕기 위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급감했던 해운 물동량은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적극 펼치면서 하반기부터 급증했다. 특히 미국이 가파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주지역을 오가는 배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화물을 실을 컨테이너마저 부족해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HMM은 4600TEU급 임시선박을 11월 30일과 12월 8일에 각각 투입하고, 12월 말에는 5000TEU급 임시선박을 투입키로 했다. SM상선은 세계적인 해운 대란이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가의 임대료를 감수하고 3000TEU급 선박 한 척을 빌려 12월 7일 부산발 미 서부항로에 투입키로 했다.고려해운은 동남아지역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2800TEU급 선박 한 척을 12월 17일 부산발 인도네시아 항로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추가로 확보된 물동량은 1만6000TEU 규모에 달한다. 부산항 월간 평균 물동량(6만~7만TEU)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HMM은 또 컨테이너박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3일 컨테이너박스 4300개를 중국에서 임대해 확보했고, 이를 곧바로 미주항로 선박에 투입 중이다.

화물을 실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수출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앞서 HMM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4척의 임시선박을 미주항로에 투입했다.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 어려운 해운시장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HMM이 3개월간 미주항로에 투입한 배들이 실어나른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수출 물동량의 57.5%에 달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HMM이 선박을 추가 투입하면서 전보다는 훨씬 숨통이 트였다"고 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선사 뿐 아니라 외국 선사들까지 한국을 오가는 배를 긴급히 여섯 척 늘렸다는 점이다. 덴마크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 3대 해운선사는 중국발 한국기항 미주항로에 11월 25일 1척, 12월중 총 6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직접 간담회를 열고 선박 추가 투입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여기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많다. 외국 선사들이 한국의 수출입 물동량 급증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앞으로도 국적선사는 물론 외국적선사와도 적극 협력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화물을 차질없이 운송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계속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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