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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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은행권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은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지만 대출 옥죄기가 본격화될 경우 주 수익원인 이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28조8431억원과 비교해 2조1900억원 넘게 늘었다.

신용대출 막차…수요 당분간 줄어들 듯

신용대출 규제 발표 전날인 지난 12일과 비교해서는 일주일 만에 1조5300억원이 불었다. 대책 시행 전 대출을 받겠다는 수요가 몰려들면서 신용대출 신청 건수도 일주일간 2만건 넘게 늘어났다. 직전 일주일과 비교해 6000건 이상 늘어난 대출 신청 건수다.
'막차 타자' 규제 앞두고 대출 수요 급증…은행 수익성 '우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을 월평균 2조원대로 맞추기로 한 만큼 향후 대출 수요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경우 은행 수익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은행 전체 수익의 70% 이상이 이자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순이자마진 등 은행 수익성 하락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이미 하락하고 있다. 올 3분기 국내은행 평균 순이자마진은 최저치인 1.40%로 떨어진 상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분기 1.62%에서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며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폭이 둔화될 수 있지만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 전체 순이익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은행권 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대비 7.1%(약 3000억원) 줄었다. 3분기 누적 순익도 10조3000억원으로 1년새 15.1%(약 1조8000억원) 감소했다.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 순이익 감소세는 더 빨라질 수 있다게 전반적인 평가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