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베뉴…女心 잡은 소형 SUV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여성이 주 소비자로 떠올랐다. 여성 고객 비중이 남성을 이례적으로 뛰어넘으면서 완성차업체들도 ‘여심잡기’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에어 포함·사진)를 구매한 소비자 중 여성 비율은 50%에 달했다. 전체 1924대(법인 고객 제외) 중 여성 고객은 962명이었다. 누적 판매량으로 보면 여성 소비자 비중이 더 늘어난다. 올 1~10월 티볼리는 구매 소비자 5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총 1만5082대 중 여성 고객은 8696명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 소형 SUV ‘베뉴’도 여성 소비자가 남성보다 많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베뉴를 구매한 여성은 7172명으로, 남성(6014명)보다 많았다. 기아자동차의 ‘스토닉’과 현대차 ‘코나’도 여성 비중이 각각 49%, 44%로 절반에 달했다.

업계에선 소형 SUV가 중·대형보다 몸집이 작아 운전이 쉬운 점이 여성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중·대형 SUV의 여성 소비자 비중은 20~30%에 그친다. 최근 ‘차박(차 안에서 즐기는 캠핑)’ 열풍으로 뒷좌석 공간을 극대화한 소형 SUV 라인업이 다수 출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주행보조기능 등 프리미엄 모델에 들어갈 만한 사양이 소형 SUV에 탑재된 것도 매력적인 구매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올초부터 소형 SUV 시장을 이끌었던 르노삼성자동차 ‘XM3’와 한국GM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연초 대비 여성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XM3는 출시 직후인 지난 2월 여성 고객 비중이 28%에 그쳤지만 지난달 47%로 증가했다.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 2월 22%였던 여성 비중이 지난달 36%로 늘어났다. 기아차 르노삼성 등은 여성 모델을 앞세운 광고도 선보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10월 여성 면허취득자 수는 34만96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00명가량 늘어났다. 전체 신규 취득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7.9%에서 39.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