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년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Y에 들어갈 배터리를 전량 수주했다.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히던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을 제쳤다. 한·중·일 3국 간 ‘배터리 전쟁’에서 한국이 다시 한번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와 내년 초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Y의 배터리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에 이어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두 번째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모델Y엔 중국 난징의 LG화학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전기차에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되는 건 중국산 모델3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저가형 모델3에는 중국 CATL이, 고급형 모델3에는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모델Y 배터리를 LG화학, CATL, 파나소닉이 나눠서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LG화학이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의 주력인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로는 고급형 차량인 모델Y의 무게와 성능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LG화학과 CATL의 기술력 격차가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LG화학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중국 톈펑증권은 “테슬라의 내년 중국 시장 판매량이 올해보다 76% 많은 88만 대로 예상된다”며 “이 중 모델Y 판매량은 36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내년 예상 판매량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LG화학의 모델Y 배터리 수주액 규모는 최소 연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두산솔루스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전기가 업체 테슬라에 전지박 공급이 유력하다는 한 언론 매체의 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27일 오전 9시1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솔루스는 전날보다 6400원(13.82%) 오른 5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전날 한 언론 매체는 두산솔루스가 테슬라와 전지박 공급을 위한 일반거래조건협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공식 공급 업체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전지박은 2차전지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이다. 전류가 흐르는 통로로 쓰인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매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차전지 관련주(株)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27일 오전 9시4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4500원(2.57%) 내린 17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SDI도 같은 시간 9000원(1.64%) 내린 54만1000원에, LG화학은 1만1000원(1.35%) 떨어진 80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LG화학은 지난 17일부터 6거래일 연속 급등한 이후 잠깐 숨을 고르다가 전날 3% 넘게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급등했고, 삼성SDI 역시 이달 들어 고점을 계속 높여왔다.단기적으로 주가가 빠르게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올해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은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 7개 대형주가 이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다. 지난 6월부터는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6개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너무 올라 매수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다.그럼에도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지난 5년간 평균치와 비교해봤다. 빅7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의 현재 PER이 5년치 평균보다 낮은 상태다. 그만큼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LG화학 주가는 사상 처음 80만원을 넘어섰다. 26일 3.55% 오른 81만6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LG화학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LG화학은 현재 PER 28배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도 지난 5년 평균인 30배보다는 낮다. 연초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이익이 빠르게 늘며 PER을 떨어뜨렸다.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2조58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도 경쟁사인 중국 CATL에 비해 주가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 평균 PER이 54배인 데 비해 지금은 38배 정도다.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4% 증가한 1조28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인터넷, 게임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이버의 12개월 선행 PER은 33배. 지난 5년 평균인 39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55배에 거래되고 있는 카카오도 과거 평균 PER은 78배에 달했다. 두 기업은 플랫폼 장악력을 기반으로 커머스 매출을 늘리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12개월 선행 주가매출비율(PSR)은 6.1배 수준”이라며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아마존은 12개월 선행 PER이 93배로, 네이버의 세 배에 거래되고 있다. 게임 기업인 엔씨소프트는 과거 5년 평균이 25배지만 지금은 18배다. 내년에는 ‘블레이드&소울2’ 등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바이오 부문의 셀트리온도 주가 상승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 셀트리온의 12개월 선행 PER은 60배로 높은 편이지만 지난 5년 평균 80배에 못 미친다.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42%, 30% 증가할 전망이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매출을 반영하지 않아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BIG 빅7 중 유일하게 PER이 낮아지지 않았다. 12개월 선행 PER 152배로, 지난 2년 평균인 131보다 높다.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