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상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신경을 쓰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 정부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중국 반도체 기업을 견제해 왔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중국 D램 업체 CXMT(창신메모리)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검토 중이다. CXMT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정부가 최대주주인 국영 반도체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초 DDR4와 LPDDR4(스마트폰용)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CXMT가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사 D램 설계를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소송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D램 개발을 추진했던 중국 업체 JHICC(푸젠진화)를 ‘기술탈취’ 혐의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소했다. JHICC가 D램 공동개발을 추진했던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UMC와 함께 마이크론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JHICC에 미국산(産) 반도체 장비를 팔거나 기술을 유출하는 것을 엄금했다. JHICC는 D램 개발 계획을 중단하고 소송에 대응 중이다. UMC는 최근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정부에 협조하기로 했다.

중국 반도체기업의 미국 업체 대상 인수합병(M&A) 시도도 미국 정부가 퇴짜를 놓고 있다. 지난 16일 2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처한 칭화유니 계열 YMTC(양쯔메모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YMTC는 2015년 미국 마이크론을 230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실패했다. 2016년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샌디스크 인수도 추진했지만 미국의 벽에 막혔다. 최근엔 미국 정부가 화웨이, SMIC 등 중국 간판 반도체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을 막으면서 ‘반도체 굴기’가 더욱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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