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선보인 중형 SUV 뉴 QM6.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르노삼성이 선보인 중형 SUV 뉴 QM6.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멀리서 보면 단순하지만 가까이 보면 디테일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한국 고객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르노삼성차가 2020년 선보인 마지막 신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QM6에 대해 라파엘 리나리 르노디자인센터서울 디렉터는 "뉴 QM6는 한국 전용 디자인으로 더욱 정교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르노삼성의 더 뉴 QM6를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개선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QM6를 지난 12일 시승 행사에서 만나봤다. 뉴 QM6 전면부에는 태풍의 눈 엠블럼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퀀텀윙이 자리잡았고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태풍에서 영감을 얻은 메시 패턴이 이어졌다. 그릴 하단에는 모델명 QM6가 박혔다. 실제로 보니 멀리서는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지만, 몇 걸음 앞까지 다가서자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태풍의 눈 엠블럼을 중심으로 펼쳐진 퀀텀윙과 메시 패턴 그릴. 사진=르노삼성
태풍의 눈 엠블럼을 중심으로 펼쳐진 퀀텀윙과 메시 패턴 그릴. 사진=르노삼성
하지만 의문이 남았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특정 부분만 개량하는 부분변경 모델이라도 내·외관과 파워트레인 등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뉴 QM6는 이러한 흐름에서 다소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유는 기존에 QM6를 선택한 고객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리나리 디렉터는 "디자인팀은 주기적으로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다"며 "QM6를 구매한 고객의 41%는 그 이유로 가장 먼저 디자인을 꼽았다"고 강조했다.

기존 구매 고객들은 QM6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편안함, 품질 신뢰성 등에서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뉴 QM6가 지난해 8월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이미 만족도가 높은 차량을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바꾸기보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모던 브라운 가죽을 적용해 한층 밝아진 뉴 QM6 인테리어. 사진=르노삼성
모던 브라운 가죽을 적용해 한층 밝아진 뉴 QM6 인테리어. 사진=르노삼성
뉴 QM6가 전면부 라디에이터 디자인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전·후방에 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탑재되며 더욱 슬림해졌고 실내도 모던 브라운 색상 가죽으로 편안한 패밀리카 느낌을 구현했다. 동시에 스티어링 휠과 시트에 스티치로 포인트를 주며 세련된 멋도 더했다. 원재료에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 요소도 들어갔다. 차량 곳곳에 자리잡은 얇고 긴 메탈 라인과 콘크리트 느낌의 마감은 현대적이고 세련되면서 강한 이미지도 부여했다.

뉴 QM6는 가솔린 차량인 '2.0 GDe'와 LPG 차량인 '2.0 LPe'로 출시됐다. 이날 시승은 왕복 80km 구간을 두 모델로 번갈아 타며 이뤄졌다. 시승을 하며 LPe 모델에서 보다 매력을 느꼈다. 통상 LPG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동력 성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만 뉴 QM6 LPe는 미묘하게 다른 엔진음을 제외하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GDe 모델과 비슷한 동력 성능을 뿜어냈다.
뉴 QM6 뒷좌석도 여유로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뉴 QM6 뒷좌석도 여유로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뉴 QM6 2.0 GDe는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 토크 20.4kg.m를, 2.0 LPe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 토크 19.7kg.m를 발휘한다. 일반적인 운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체감이 불가능한 차이다. 연비는 2.0 GDe가 11.6~12.0 km/L로 2.0 LPe의 8.6~8.9 km/L보다 높지만, 리터당 1300원대인 휘발유와 kg당 800원 수준인 LPG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2.0 LPe 모델이 비슷한 성능에 더 경제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차량 가격도 2.0 GDe가 2474만~3324만원인 것에 비해 2.0 LPe는 2435만~3245만원으로 보다 저렴하다.
뉴 QM6 LPe 모델은 차량 하부에 도넛 탱크가 탑재돼 트렁크가 다소 높아졌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뉴 QM6 LPe 모델은 차량 하부에 도넛 탱크가 탑재돼 트렁크가 다소 높아졌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정숙성에 있어서도 LPe의 매력이 돋보였다. 르노삼성은 과거 더 뉴 QM6 2.0 dCi를 기준으로 뉴 QM6에 차음재를 적용했다. 소음이 큰 디젤 차량을 기준으로 삼아 차음재를 장착하면 가솔린과 LPG 차량에서는 보다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도가 담겼다. 디젤 모델을 기준으로 잡으며 두 차량 모두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지만, 번갈아 타며 비교하니 LPe 모델에서 정숙성이 보다 돋보였다.

최근 인기를 얻은 '차박'에도 2.0 LPe 모델이 더 적합하다. 연료통인 도넛 탱크가 틀어가며 트렁크 높이가 약간 높아졌는데, 이 차이 덕분에 뒷좌석을 접으면 바닥이 평평한 '풀플랫'이 가능해진다. 도넛 탱크가 없는 GDe 모델은 접힌 뒷좌석보다 트렁크 높이가 약간 낮았다.

이날 시승은 RE트림으로 이뤄졌지만, 르노삼성은 이번 뉴 QM6 2.0 LPe 모델에 최상급 프리미에르 트림도 추가했다. 이전 더 뉴 QM6 LPe에는 프리미에르가 빠지고 차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까지만 제공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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