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임시 주주총회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임시 주주총회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이변은 없었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추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주주총회에서 결국 무산됐다. 2017년부터 부결과 자진철회 등의 진통을 겪은 후 이번이 벌써 네 번째 고배다.

KB금융은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노조 추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의결권 총수 중 찬성률은 각각 3.48%와 3.80%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선임안 통과 요건은 의결권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이 참석, 참석 주주의 절반 이상의 찬성이다.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KB금융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에 앞장섰던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상황에서 이번 시도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부결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예고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앞서 2017년, 2018년에도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결과적으로 두 차례 주총에서 모두 해당 후보들의 선임이 부결됐다. KB금융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 자문 의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조합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선임에 실패했다.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했다.

이날 주총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의 연임 안건은 통과됐다.

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골자로 한 이사 선임안은 의결권 발행 총수 대비 찬성률 73.28%,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97.32%로 가결됐다.

2014년 11월부터 KB금융을 이끌고 있는 윤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는 2023년 11월까지 연장됐다.

허 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은 의결권 발행 총수 대비 찬성률 73.37%,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97.45%로 통과됐다.

2017년 11월 20일 취임한 허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했고 이번 두 번째 연임으로 임기가 내년 말까지 늘어났다.

윤 회장은 추종 인사말에서 "최근 KB금융그룹은 철저한 리스크관리 성과와 안정적 수익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불안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우려 남아있다"며 "전 임직원들은 평생 금융파트너로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넘버원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그룹의 역량을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