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 줄줄이 적자인데…국내 양대 항공사 흑자 행진
대한항공 이어 아시아나도 3분기 58억 흑자…'화물이 일냈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저력을 발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6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아시아나항공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3분기 매출액은 7천311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5천633억원) 대비 53.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은 1천705억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천15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는 가운데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이례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대한항공도 3분기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시아나항공은 저조한 국제선 여객 수요를 고강도 자구 노력과 화물 사업 확대로 극복하며 3분기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입국 제한으로 국제선 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83% 감소했지만,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54% 늘어나며 흑자를 견인했다.

IT, 진단키트, 의약품 운송이 활발히 이뤄지며 화물 부문 매출액은 4천84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화물 공급이 부족했고, 화물 수요가 높은 지역을 분석해 항공기를 투입한 결과"라며 "화물 주력 노선인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화물 수송을 늘렸다"고 말했다.

미국과 동남아 화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79% 상승했다.

또 세계 최초로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 운영하면서 1대당 23t의 추가 화물 공급력을 확보했다.

이밖에 B777-200ER 여객기 3대의 하부에 위치한 벙크(Bunk) 공간을 분리해 밸리 수송 공간도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성수기인 4분기에도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화물 수요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화물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대비해 백신 운송 표준 절차를 마련하고, 인천화물서비스터미널 특수컨테이너 충전 시설도 확충했다.

여객 부문은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이 이어졌다.

국제선 여객기 정기편 운항률은 전년 대비 83%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베트남과 중국 노선에 특별 전세기를 운항하고, 'A380 한반도 일주 비행' 등의 특별 관광상품을 선보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 주기된 항공기 중정비를 조기에 수행하고, 외주 정비를 자체 정비로 전환해 비용도 절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분기 영업 흑자 유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자구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직원들 덕분"이라며 "4분기에도 화물 영업력을 확대하고 기업 전세기 유치 등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1조 5천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인수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한 뒤 통합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대한항공이 부실기업을 인수한다', '동반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 등 일각의 우려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