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환경연합 토론회…"철거 이득 명확한데도 정치 비화해 어려워져"
"금강 보 해체 위해서는 농업용수 부족 해결이 관건"
금강 보 해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농업용수 부족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16일 세종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2020 금강 복원 시민 토론회'에서 "보 개방 결과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사라진 모래톱이 생겨났다"며 "보 철거로 인한 환경적인 이점은 이처럼 명확한데도 농업용수(지하수) 이용 문제가 해체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준설 전에는 금강 주변에서 농업용수 부족 사례가 없었다"며 "우리 사회에서 농민이라는 단어를 '불가침' 영역으로 여겨 단 한 명의 (수혜)농민을 위한 보조차도 철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도 "보 처리의 최대 걸림돌이 농업용수 문제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지류 하천에 설치된 대부분의 보가 농업용수를 위한 것인데,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환경적인 문제가 아무리 많아도 처리할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천 횡단구조물에 대해서는 환경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통합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생태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역을 우선 선별해 모니터링하는 한편 농민이나 지역 주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경오 한경대 교수는 "과거 보의 생태 통로 단절과 노후화 등 문제로 곡릉천 곡릉보나 한탄강 고탄보 등이 철거되기도 했고, 해체 결과 참게가 발견되고 하상이 안정되는 등 수생태계 복원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에는 보 철거 문제가 정치적으로 비화하면서 노후화한 농업용 보조차도 철거하지 못했다"며 "기능을 상실한 지류 지천의 농업용 보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달 촬영한 세종보 인근 현장을 소개하며 보를 상시 개방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오염물이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처장은 "가동보를 눕혀놓고 개방했다지만 여전히 구조물 주위에는 모래 등 퇴적물이 쌓여 육지화하고 있고, 물이 한쪽으로만 흐르는 상태"라며 "하루빨리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세종시 출범 8년차를 맞았지만 '녹색 수도 세종' 표어에 걸맞지 않게 금강 수생태계가 심각하게 죽어가고 있다"며 "보 해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젖줄인 금강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 9월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을 권고하는 최종 의견을 확정,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보 해체 시기를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는 등 단서 조항을 달아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