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중소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일본 등이 양적완화에 나선 여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환율 하락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 조사’ 결과 수출 중소기업 308개 가운데 62.3%가 환율 하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15일 발표했다. 환율 하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중소기업은 35.1%로 파악됐다.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기업은 2.6%에 그쳤다.
수출 중소기업이 영업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적정 환율은 지난달 29일 기준 달러당 평균 1181원으로 조사됐다. 영업 적자를 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1118원이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1주일(11월 9~13일) 동안 평균 환율이 달러당 1114.5원을 기록한 만큼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손실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환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중소기업이 활용하는 방안은 수출단가 조정(46.8%), 원가 절감(26.6%), 대금결제일 조정(13.0%), 결제통화 다변화(8.1%), 환변동보험 가입(6.2%), 선물환거래 가입(4.5%) 순이었다. 전체 기업의 30.8%는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응책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70.8%)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수출 관련 금융·보증 지원(34.4%), 환변동보험 확대(9.7%), 환관리 전문인력 지원(7.8%)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이 느끼는 수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해외 수요 감소’(75%)였다. 또 ‘전시회 취소로 인한 바이어 교류 단절 및 신규 발굴 어려움’(49.4%), ‘환율 하락 추세 장기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33.4%), ‘주요 수출국 재봉쇄 조치에 따른 물류 통관 애로’(23.7%)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 북부에 있는 축구 경기장 면적 두세 배 규모의 유진기업 골재 야적장에는 레미콘 배합에 필요한 모래, 자갈 등 골재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동안 골재 재고량을 확인하기 위해 세 명의 작업자가 네 시간에 걸쳐 골재 더미를 샅샅이 조사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드론 한 대로 30분 만에 파악하고 있다. 드론이 골재 재고를 360도로 입체 촬영한 뒤 이를 3차원(3D)으로 자동 구현해 재고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 덕이다.레미콘·시멘트업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정 스마트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레미콘·시멘트 수요가 수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드론으로 30분 만에 재고 측정시장점유율 국내 1위 업체인 유진기업은 ‘드론을 이용한 골재 재고 측정’ ‘거리 측정 레이저 센서를 이용한 차량 적재 자동화’ 등을 도입해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업계 최초 시도다. 이 회사는 2022년 스마트공장 가동을 목표로 자동 배차 등 53개 자체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레미콘 공정에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는 공장에서 막 생산한 레미콘을 ‘콘크리트 믹서트럭 호퍼’(깔대기처럼 생긴 투입구)에 정확히 맞춰 넣는 것이다. 새거나 넘치지 않도록 방송실에서 원격으로 확인해가며 트럭 기사에게 전진과 후진 명령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레이저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트럭 위치를 조정해 이 작업이 필요없다.레미콘 강도와 품질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골재 내 수분 함량이다. 유진기업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측정 기술로 수분 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레미콘업계 2위인 아주산업은 모래, 자갈 같은 원자재 납품 차량의 입출고 관리를 모바일로 할 수 있는 ‘모바일 골재 입고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7개 사업소에서 활용 중이다. 빅데이터로 트럭 동선 예측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는 위성항법장치(GPS)와 감마선 기술을 제조업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를 채석 단계에서부터 최적으로 배합하도록 트럭의 운반 동선을 조정하는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구축해 지난 9월 강원 동해공장에 적용했다.보통 채석장별로 석회석 함유량이 미세하게 달라 균일한 시멘트 품질을 위해선 여러 채석장의 석회석을 섞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석장별로 석회석을 분리해 운반하고, 성분을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배합하느라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다.쌍용양회는 이 난제를 광산 내 ICT 시스템과 ‘온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했다. 먼저 채석장을 거쳐 컨베이어벨트에 올라온 석회석 조각 표면에 감마선을 쏘면 빅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석회석 함유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석회석 운반 트럭에 심어진 GPS 신호를 감지해 운반 단계부터 석회석이 최적의 배합으로 섞이도록 트럭의 동선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이다.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매년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어 살아남기 위한 제조업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손발에 땀이 많이 나던 한 엔지니어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신발건조기를 개발했다. 작업 장소를 자주 옮겼던 그는 휴대가 가능한 용도로 만들었다. 생각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낀 그는 2018년 11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이 제품에 투자하는 자금 4500만원을 모집했다. 그해 신발건조기 기업 ‘홈세라’를 설립했다.양정희 홈세라 대표(사진)는 자사의 신발건조기에 대해 “무좀균까지 없애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190㎜ 길이의 작대기 형태인 이 건조기는 두 개 세트 기준으로 9만8000원이다. 한 번 충전하면 2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적당히 젖은 신발을 10분 안에 완전히 건조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제품의 기능은 단순히 신발을 말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좀균을 제거하고 냄새도 없앤다. 기본 원료인 세라믹에 열을 발생시켜 습기 등의 분자를 분해하는 방식이다. 홈세라는 이 신발건조기의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작지만 알찬 성능에 소비자의 관심은 빠르게 모였다. 최근까지 1만8000개가 팔렸다. 주요 구매자는 3040 남성이다. 안전화를 신는 근로자, 골프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지난 5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마스크 이용량을 고려해 마스크 살균기를 출시했다. 양 대표는 “본래 미세먼지 확산 여파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는데, 코로나19 확산세를 보고 타깃 고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USB로 충전하는 간편성까지 주목받으며 출시 한 달 만에 5만 대 판매 계약이 성사됐다.홈세라는 새로운 버전의 신발건조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마스크 살균기처럼 USB로 충전하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배터리 무게가 빠지면서 더 쉽게 휴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의류건조기도 개발하고 있다. 데스크톱 PC 정도의 작은 제품이다. 양 대표는 “의류건조기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홈세라는 이외에도 미국 아마존 입점, 산업용 신발건조기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포장재 제조기업 SR테크노팩은 독자기술로 개발한 산소 차단 코팅 필름 ‘GB-8’을 플라스틱 컵커피 포장재에 적용한 결과 1년간 1353t의 플라스틱 폐기물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의 컵커피 포장재를 시작으로 1년간 국내외 6개 기업의 컵커피 제품에 GB-8을 적용해 이런 성과를 냈다.식품업계에선 미생물 성장 및 식품 산화 방지, 향기 성분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제품 포장 재질에 얇은 알루미늄박을 덧입히고 있다. 플라스틱에 알루미늄박을 덧입힌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게 단점이다. 예컨대 컵커피 라벨과 리드 부분에 알루미늄박을 적용한 제품은 주요 재질이 플라스틱임에도 재활용하지 못하고 폐기해야 한다.GB-8은 플라스틱에 소량만 적용해도 산소 차단 효과를 유지하면서 재활용 검사에서 플라스틱과 동일한 성분으로 검증받아 일반 플라스틱 용기처럼 재활용이 가능하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