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 취업전선…주경야독 대학 졸업 자격증 15개 획득
열차 바퀴 균열 사전 탐지·재생 장치 기술개발 특허 보유
공정개선 생산성 향상 70건 제안…"기술 자부심 갖고 배워야"
[K명장 열전] (19) 40년 열차 정비 '만능 철도인' 남완진 명장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배우는 자세로 생활했습니다.

"
남완진(64) 명장은 40년 동안 열차 정비 분야에서 일한 베테랑 기술자다.

그는 2008년 한국철도공사 부산철도차량관리단 고속기술지원팀에 근무하면서 대한민국 명장(기계정비 분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8살이던 1974년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입사해 2014년 부산차량사업소장(철도차량 업무총괄)을 끝으로 정년퇴직하고 지금은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퇴직 이후 삶도 철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철도 주변 30m 이내에서 작업을 하려면 철도 운행 안전관리자 자격증이 가진 안전관리자가 필요하다.

퇴직 이후 중소업체 임원으로 2년간 지낸 남 명장은 이 자격증으로 지난해부터 부산역 인근 철도보호지구 내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자로 활동하고 있다.

[K명장 열전] (19) 40년 열차 정비 '만능 철도인' 남완진 명장
한국철도공사에 다닐 때 열차 철도 정비 분야를 꿰뚫고 있었던 남 명장은 '만능 철도인'으로 통했다.

그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파견 나온 해외기술자로부터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철도 차량 검수에 사용되는 기계설비와 핵심 부품 정비기술을 매뉴얼로 만들어 동료들과 공유했다.

고속열차인 KTX를 비롯해 열차 안전과 관련한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열차 바퀴다.

고속으로 달리는 바퀴에 흠집이 생기면 열차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남 명장은 바로 바퀴 흠집을 미리 찾아내는 탐상 장치와 흠집을 제거하고 복원하는 재생장치 기술을 개발해 2012년 특허를 받았다.

[K명장 열전] (19) 40년 열차 정비 '만능 철도인' 남완진 명장
이 기술은 현재도 철도 현장에서 차량 검수 업무에 사용되고 있다.

남 명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울산에 있는 농촌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산에서 나무를 주워 학비에 보탤 정도로 어렵게 공부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세탁소 등에서 고생을 한 끝에 한국철도공사에 입사해 철도인이 될 수 있었다.

처음 맡은 업무는 철도 정비 분야 최말단직.
기계설비 보수와 안전 담당을 맡은 그는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일념으로 주경야독 끝에 1984년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했고 1990년 한국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다.

[K명장 열전] (19) 40년 열차 정비 '만능 철도인' 남완진 명장
"입사 초기 신혼집이 아닌 한독직업훈련원으로 퇴근을 했습니다.

업무 시간 이후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밤늦은 시간까지 최고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그는 객화차산업기사, 기계조립기능사, 기계정비기능사, 밀링기능사, 선반기능사, 연삭기능사, 특수·전기·가스용접기능사, 천장크레인운전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건설기계조종사 등 자격증만 15개를 취득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특유의 성실함은 철도공사에서 더욱 빛나게 했다.

KTX 차량 오물 수거 장치 설치, KTX 차량 비상 연결기 제작, 검수고 바닥 미끄럼 방지용 페인트 시공, 견인차 배기구 높이 개선, 견인전동기 운반대 바퀴 개선 등 공정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전력을 다했다.

남 명장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시한 창안 활동만 70건을 넘겼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8주간 해외연수를 하는 기회를 잡았고 선진 철도 기술을 체험하는 경험도 했다.

[K명장 열전] (19) 40년 열차 정비 '만능 철도인' 남완진 명장
사무직과 비교해 급여나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기술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려고 했다.

2004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KTX 차량 검수 설비 시운전, 검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차량인', '자랑스러운 철도인'(2005년)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
남 명장이 기술인으로 40년 넘게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후배 기술인에게 조언한 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