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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대한민국, 침대에 지갑을 열다
꿀잠, 침대가 다했다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에 골프 여행을 다녀온 A씨는 코스의 경치뿐 아니라 스파앤스위트에서 체험한 스웨덴의 프리미엄 침대 덕시아나의 편안함에 매료됐다. 온몸을 잡아주는 침대에서 편안함을 느낀 그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아 2000만원대에 달하는 매트리스를 구매했다. 여행에서 체감한 숙면 후 상쾌한 기분을 집에서 매일 느끼기 위해서다.

수면은 건강한 생활의 필수조건이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은 피로를 해소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간이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면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정신 기능을 개선해 준다. 반면 수면이 부족하면 피곤하고 기분이 곤두박질칠 뿐 아니라 통증에 대한 내성이 줄고 신체적·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중요한 수면을 대부분 한국인은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대표적인 ‘잠 부족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41분으로 회원국 중 꼴찌다. OECD 평균(8시간22분)보다는 41분 짧다. 수면 시간 부족은 불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해마다 5%꼴로 늘어 지난해 63만4074명을 기록했다.

불면의 밤을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숙면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면(sleep)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산업 규모는 2011년 48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꿀잠’을 위해서라면 수천만원짜리 프리미엄 매트리스에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스웨덴의 덕시아나와 해스텐스를 비롯해 영국의 바이스프링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도 국내에서 꾸준히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박성주 신세계백화점 홈퍼니싱팀장은 “호텔 등에서 프리미엄 침대를 경험해본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침대시장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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