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6배 면적…강원·경기·충북·경북 '폐기물대란' 숨통 트이나
시멘트업계 1위의 폐광산 재활용 고민…"매립 후 생태공원 조성"
환경단체 "지반붕괴 오염유출 우려", 회사"無방류+진도7 견디게 설계"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 후 모형도. 쌍용양회 제공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 후 모형도. 쌍용양회 제공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160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 영월 석회석 폐광산에 축구장 26배 면적(19만㎡)의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건설을 추진한다.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로는 국내 세 번째 규모로, 올림픽경기 규격 수영장(2500㎥)을 2000개이상 채울 수 있는 504만㎥의 매립 용량을 가졌다. 이는 강원도 인근 경기 충북 경북 등 3곳 지역 사업장 폐기물 전체 용량(2100만㎥)의 4분의 1에 해당돼, 폐기물 처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불안전한 지반(석회암 침식 지형)과 침출수에 따른 환경오염 가능성 등 환경 단체들의 우려를 해소해야하는 과제가 남아 최종 인허가까지 넘어야할 관문이 많다.
태양광? 골프장? 폐광산 재활용 놓고 고심한 쌍용양회
1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폐광산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건설을 승인받기위해 지난 6월 원주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했다. 환경단체가 제기하는 환경오염 우려에 대한 추가 정밀 조사와 보완대책을 담은 최종 환경영향평가서는 내년 1월 제출할 예정이다.

쌍용양회는 환경당국과 강원 영월군청의 인허가를 받아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4년까지 매립지 조성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매립은 2022년부터 2037년까지 16년간 진행될 전망이다. 주로 건설공사 현장이나 일반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페토사, 폐주물사, 콘크리트 부스러기, 정수처리장찌거기 등 소각이 안되는 사업장 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이 매립 대상이다.

쌍용양회는 시멘트의 주원료인 이 지역 석회석 광산의 수명이 다하자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2년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초반엔 태양광 발전, 골프장 건설 등이 검토되다 나중엔 매립지 건설로 결정됐다. 쌍용양회는 매립지 건설 후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과 같이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골프장 및 복합리조트도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사업장 폐기물 매립 초기시점 예상 조감도. 쌍용양회 제공

사업장 폐기물 매립 초기시점 예상 조감도. 쌍용양회 제공

쌍용양회 입장에선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폐기물은 매년 급증하는 데 처리할 곳이 부족하다보니 사업장 폐기물 매립단가는 2014년 톤당 3만~4만원에서 2019년 10만원대로 2~3배 급증했다. 폐기물 처리사업은 정부 인허가 사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현금 흐름이 좋아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분야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는 2018년 16조7000억원에서 2025년 23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총폐기물 양은 1억5720만톤에서 1억8380만톤으로 1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립장이 건설되면 강원도 뿐만 아니라 인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족했던 매립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지역엔 사업장 폐기물 매립시설이 없어 제조업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나온 폐기물을 경기·충북·경북도 등으로 옮겨 처리해야했다. 현재 경기 충북 경북 등 3곳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역시 전체 용량(2100만㎥) 중 잔여량이 29%(610만㎥)에 불과한 상태다. 보통 50%이상이 안정적 수치다. 현재 발생 폐기물 속도를 감안할때 2023년이면 포화상태가 된다. 매립지가 건설되면 잔여량이 50%로 높아지고, 매립 가능 기간도 3~4년 더 연장될 전망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전국 폐기물 매립시설은 197개로 수도권의 경우 인천 김포 등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 다섯곳에서 대부분 처리하는데, 현재 대부분 포화상태”라며 “영월 매립지 조성으로 수도권 매립지 부족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조성 전 쌍용양회 강원도 영월 석회석 폐광산. 쌍용양회 제공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조성 전 쌍용양회 강원도 영월 석회석 폐광산. 쌍용양회 제공

지반 침하, 침출수 유출 등 오염 방지책이 변수
환경당국과 지자체의 인허가 여부는 환경 오염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핵심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쌍용양회가 침출수 차수막 시설 등을 잘한다고 해도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아 만들어진 카르스트 지형의 특성상 지반 붕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매립된 폐기물의 유해물질이 인근 서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 람사르 습지에도 등록된 서강은 남한강과 수도권 식수원인 한강으로 연결된다.

쌍용양회는 진도 7의 지진이나 올해 발생한 폭우보다 훨씬 강한 폭우가 와도 침출수 유출이 없도록 완벽한 차수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쌍용양회가 투입할 공사비는 12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됐지만 지형에 대한 정밀 조사와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공사 비용이 추가되면서 16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진도7 지진에도 세지 않도록 철근 콘크리트 매트 기초나 밀크그라우팅 등 다양한 공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침출수의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모두 쌍용양회 영월공장에서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무방류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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