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6년 11월 중국 광군제(光棍節) 행사 모습.  AP연합뉴스
사진은 2016년 11월 중국 광군제(光棍節) 행사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특수'가 예고됐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이 매년 광군제를 맞아 벌이는 할인 행사는 중국인들의 소비가 집중, K뷰티를 비롯한 소비재 기업의 대목으로 꼽힌다. 올해는 알리바바가 11월 11일 하루만 열던 방식을 바꿔 1~3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면서 최고 성적 재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10일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지난 1~3일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1차 행사를 진행한 결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 브랜드는 모두 지난해 행사 매출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시작 후 화장품 제품의 총거래액(GMV)은 40분 만에 100억위안(약 1조 6895억원)을 돌파했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이미 지난달 21일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서 광군제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11분 만에 매출 5억1100만위안을 기록, 지난해 전체 광군제 행사 기간(4억3400만위안)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광군제 1억위안 매출 브랜드’에 이름을 처음으로 올린 '숨'의 선전도 기대된다.
LG생활건강은 대표 브랜드 후의 경우 매출이 181% 뛰어 10억위안 브랜드 클럽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대표 브랜드 후의 경우 매출이 181% 뛰어 10억위안 브랜드 클럽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면세점 채널이 타격을 입은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만반의 채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대표 안티에이징 제품을 중심으로 기획 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의 숏 비디오를 노출시키고 나섰다.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 쿠션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와 색조화장품 '루나', 모발관리 브랜드 '케라시스'를 미는 애경산업,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올해 할인과 기획세트를 선보이며 판매 강화에 나섰다.

매년 광군제 행사에서 한국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끄는 제품은 K뷰티다. 지난해 행사에서도 인기 제품 카테고리(총 거래량 기준) 상위 10개 중 스킨케어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이 각각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 기준으로도 화장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총 거래량 상위 10위 중 9개를 화장품이 차지했다.

이미 광군제의 영향이 일부 반영되며 10월 K뷰티의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1% 뛴 3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의 중국 월간 수출이 3억달러를 넘은 것은 10월을 포함해 단 3번뿐"이라며 "11월은 광군제가 있어 지난 9월보다 높은 수준의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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