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 확정 후 축하"…'1단계 무역합의 재협상' 흘리기도
홍콩매체 "중국의 선거개입 논란 피하고 중국 이슈 부각 최소화"
中매체 "중국의 바이든 축하 자제는 국제규범·미 존중 차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여전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국제 관례에 따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국제 규범과 미국에 대한 존중으로 미국의 선거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린 후 차기 행정부와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대화는 할 수 있으며 선거 결과가 확정된 직후 무역협상단 같은 일부 프로젝트팀은 미 새 행정부와 조기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선언 후 세계 각국 정상들이 축하 인사를 건넨 상황에서 시 주석이 계속 침묵을 지켜 이목이 집중되자 관영매체를 통해 "국제 관례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는 동시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재협상 요구를 흘린 것이다.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대선에 대한 중국의 입장 표명에 대해 "바이든이 이미 당선을 선언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알기로는 대선 결과는 미국의 법률과 절차에 따라 확정된다.

우리는 국제 관례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미 대선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중국 최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

미국 정치·국제관계 전문가인 선이(沈逸) 푸단대 교수는 "중국은 선거를 둘러싼 논란을 피할 필요가 있고 바이든 팀에 아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바이든의 대선 승리 선언에 대해 서둘러 입장을 밝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이어 바이든 팀이 중미 관계를 단기간에 개선할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댜오다밍(大明) 인민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정권 이양기에 바이든 팀과 교류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 일부 언론이 바이든 아들의 중국 사업과 관련해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보도한 상황에서 인적 채널을 통한 교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댜오 교수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도발을 한다면 단호하게 맞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 시 주석이 중미 간 껄끄러운 관계로 인해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축하 인사를 미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中매체 "중국의 바이든 축하 자제는 국제규범·미 존중 차원"
중국 정부 고문인 스인홍(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는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 내에서 선거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나기 때문만이 아니라 중미 간 관계가 매우 나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은 축하 인사를 건네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바이든은 선거 기간 중국에 적대적 태도를 보였고 그의 선거 캠페인 내용은 그가 트럼프와 매우 다르게 미중 관계에 접근할 것이라는 어떤 신호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선거 기간 시 주석을 '폭력배'(thug)라고 지칭하며 홍콩과 티베트, 신장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공격했다.

스 교수는 "중국이 서둘러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위완리(余萬里) 학술위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아직 축하 인사를 건네지 않은 것을 거론하며 "미국과 친한 서방국가가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은 덜 민감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상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계속해서 선거에 시비를 거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가 축하 인사를 건네면 선거에 개입하는 것으로도 해설될 수도 있다"면서 "미국 언론이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해도 미 대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링난대 장바오후이(張泊匯)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은 자국 문제가 미 대선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에 매우 민감했다.

그래서 불에 기름을 끼얹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으로서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선거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는 것이 미 정치에서 중국 이슈가 부각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