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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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납부하는 법인세 수입이 올들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실적이 워낙 안좋았던 데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수 절벽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지난 9월 법인세수는 8조3000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월에 비해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6월 반짝 플러스를 기록한 후 7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9월 세수 감소 원인으로는 중간예납이 감소한 것이 꼽혔다. 중간예납은 올해 법인세를 미리 내는 제도다. 12월 결산법인을 기준으로 작년 실적의 절반 또는 올해 상반기 실적 중 기업이 선택해 이에 해당하는 법인세를 8월말까지 납부해야한다. 분납세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기업은 1개월간 납기를 연장해주기 때문에 9월 세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이 법인세수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올해는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해 납기가 10월5일까지 연장된 상태라 중간 예납에 따른 세수 효과 판단은 내달까지 지켜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법인세 감소 추세는 올들어 계속돼왔다. 1~9월 누적 법인세 수입은 50조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5조8000억원 줄었다. 올해 법인세 산정의 근거가 되는 작년 기업 실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발 세수 절벽이 시작됨에 따라 연말까지 법인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법인세 감소 여파로 전체 국세수입은 작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1~9월 누계 국세수입은 2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4000억원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정 지원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분은 8조6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9월 국세수입은 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조6000억원 증가했다. 근로장려금 지급이 8월까지 마무리되면서 근로소득세 등의 증가로 소득세가 4조2000억원 더 걷힌 결과다. 부가가치세는 전년 동월보다 3000억원 덜 걷혔다. 수입이 감소한 탓이다.

세외수입은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과태료와 변상금 등 경상이전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금수입은 입장료 면허료 수입이 줄어 소폭 감소했다.

지출은 역대 최대폭의 증가세를 기어가고 있다. 9월 총지출은 4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원 증가했다. 아동특별돌봄지원, 소상공인새희망자금 등 4차 추가경정예산안 사업이 집행된 결과다. 1~9월 누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8조8000억원 증가했다.

수입 감소와 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재정건전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9월 통합재정수지는 9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연간 적자폭이 80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2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9월 누계로는 108조4000억원 적자다. 지난 8월 반짝 흑자를 기록한 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9월 기준 중앙정부채무는 800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채무와 재정수지는 연말까지 4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으로 관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차 추경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118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