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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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정책에 투기와 거리가 먼 사람까지 피해를 보는 때가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주택을 상속받아 의도치 않게 2주택자가 되는 사람이 대표적인 경우다. 두 채의 주택 모두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수천만원의 보유세를 물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6월 1일 전까지 집을 팔아 1주택자로 돌아가야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상속주택이 지방에 있다면 ‘부부 간 증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속받아 2주택 됐다고?…우물쭈물하다 수천만원 '보유세 폭탄' 맞는다
2주택자 되면 보유세 수천만원 내야 할 수도
A씨(55)는 서울 강남에 공시가격 15억6600만원(시세 약 20억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 12년 전에 사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집을 더 살 생각도 없다. 올해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551만5000원이다. 내년엔 809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그런데 A씨는 최근 뜻하지 않게 2주택자가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서울의 공시가격 6억원짜리 아파트를 물려준 것이다. 상속세는 각각 5억원인 일괄공제, 배우자공제 등 덕분에 면제됐다. 문제는 보유세다. 상속주택을 포함해 내년 세금을 계산해보니 4575만8000원이 나온다고 한다. 지금 적용받는 1주택자 종부세 세율보다 훨씬 무거운 다주택자 세율이 적용되는 데다 다주택자 세율이 올해 0.6~3.2%에서 내년 1.2~6.0%로 오르는 탓이다.

상속주택이 조정대상지역 외 지방의 주택이었다면 세금이 줄긴 한다. 그래도 내년 2414만4000원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A씨가 세금 폭탄을 피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다. 기준은 6월 1일이다. 재산세와 종부세 모두 이날 보유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따라서 내년 6월 1일 전에만 주택을 팔면 다시 예전 수준의 보유세만 낼 수 있다.

정진형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회계사는 “상속주택을 계속 보유하고 싶고 이 집이 비(非)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주택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부부 간 증여는 6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증여취득세는 3.5%다.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1주택자로 돌아갈 수 있다.

상속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부부 간 증여가 되레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공시가격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하면 취득세율이 12%에 이르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6억원 집이면 증여취득세만 7200만원 나오는 셈이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강화된 보유세를 피하려고 가족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자 지난 8월 증여취득세를 대폭 높였다.
1주택자 상속받으면 기존 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주택을 처분할 때는 ‘상속주택으로 인한 1가구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는 1주택자가 상속으로 2주택자가 되더라도 상속주택은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다주택자가 된 만큼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지 않게 배려한 제도다.

다만 기존 보유 주택을 먼저 파는 때에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도 지켜야 한다. 양도 시점에 주택 보유 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한다. 2017년 8월 3일 이후 취득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은 2년 이상 거주 조건도 붙는다. 같이 살고 있던 부모로부터 상속받는 경우는 이미 1세대 2주택자였기 때문에 비과세 특례를 못 받는다.

기존 주택을 판 뒤 상속주택을 매각할 때도 비과세가 가능하다. 상속 이후 이사를 결심한 사람은 이런 순서로 주택을 처분하면 세금을 상당히 아낄 수 있다.

기존 보유 주택에 계속 살고 부모에게 상속받은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양도세가 어떻게 될까. 이때는 비과세 혜택이 없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는 기존 주택을 먼저 팔 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속주택을 먼저 팔 때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하지는 않는다. 일반 양도세율(6~42%)을 적용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