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브랜드 단독 판매 지원
"백화점 입점보다 매출 효과 커"
年 100억 브랜드 탄생에도 일조
무신사는 올 거래액 50% 급증
패션 전문 온라인몰 1위 업체인 무신사의 ‘파트너십 전략’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무신사와 독점적으로 기획 상품을 개발해 ‘단독 판매’하는 협력 브랜드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디스이즈네버댓 등 대표적인 100개 협력 브랜드의 올 매출(거래액)은 지난해보다 최대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와 함께 성장”
무신사는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는 100개 파트너십 브랜드의 올 1~10월 누적 매출을 조사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5배 이상 늘었고, 최대 10배까지 증가한 브랜드도 있다고 5일 밝혔다.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디스이즈네버댓, 컨버스, 엘엠씨 등은 올해 매출이 벌써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초 처음 제품을 출시한 코닥이 10월 말까지 8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고, 파츠가 6억원을 돌파하는 등 신생 브랜드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정교하게 보여주는 브랜드 쇼케이스를 열고 프레젠테이션이나 스타일 화보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며 “서울 주요 지역의 옥외 전광판 광고, 벽화 아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의 전략은 간단하다. ‘될성부른’ 신생 브랜드와 기획 상품을 만들어 무신사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10~30대에서 그런 브랜드는 금방 주목을 끌었다. “백화점에 매장 하나 내는 것보다 무신사에 단독 판매 방식으로 입점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화제 몰이로 마니아층 공략
화제를 잘 만드는 것도 무신사의 강점이다. 무신사가 밀레 클래식과 손잡고 한정품으로 내놓은 제품은 올 2월 출시 당일 모두 품절됐다. 펜필드도 이런 방식의 마케팅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배가량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10월 말까지 작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래플’도 무신사 파워를 키운 비장의 무기다. 컨버스가 지난 5월 무신사 단독 래플로 판매한 ‘컨버스X피어 오브 갓 에센셜 척 70’ 신발은 3일 동안 12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컨버스는 올해 무신사에서만 작년보다 2배 이상 높은 거래액을 예상하고 있다.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뜻으로, 조만호 대표가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2009년부터 쇼핑몰 형태를 갖췄는데 신발 마니아들이 모여들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충성도(로열티) 높은 고객으로 발전했고, 무신사 회원 수는 700만 명까지 늘었다. 연매출(거래액)도 2016년 1990억원에서 지난해 9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1조4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한문일 무신사 성장전략본부장은 “무신사는 지난 10년 동안 유망한 중소 패션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며 온라인 패션 시장을 키워왔다”며 “앞으로도 신생 브랜드들과의 공동 마케팅 및 판매 전략으로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에서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광군제를 맞아 폭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LG생활건강은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 후(사진),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등 6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15억5000만위안(약 2600억원)으로, 작년보다 174%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후는 작년보다 181% 더 팔려 광군제 때 판매된 전체 화장품 브랜드 중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 브랜드에 올랐다. ‘10억위안(약 1680억원) 브랜드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숨 92%, 오휘 783%, CNP 156%, 빌리프는 153%씩 매출이 증가했다.아모레퍼시픽그룹도 설화수가 예약 판매 시작 10분 만에 매출 1억위안을 올리는 등 1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브랜드의 광군제 매출은 작년보다 100%가량 늘었다.이 밖에 해브앤비도 닥터자르트가 2억862만위안(약 354억원)어치 팔리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고 밝혔다. 패션업체인 이랜드 역시 총 4억7500만위안(약 800억원)의 매출을 내며 역대 최대치 기록을 깼다. 이랜드 관계자는 “재고와 물류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위기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2일 그룹 전반을 쇄신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주회사 대표에 50대 초반 인사를 임명하고, 핵심 보직에 1970년생을 대거 발탁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 부진에 세대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또 회장 직속으로 ‘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며 혁신 상품 개발도 예고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위기 타개책은 혁신 상품“독보적 브랜드 지위를 구축하려면 혁신 상품이 핵심이다. 남들과 확연히 다른, 가슴을 설레게 하는 혁신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올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위기 타개책으로 혁신 상품을 내세웠다. 내년 초 이노베이션센터 및 SCM(생산물류) 생산기술 디비전을 신설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노베이션센터장엔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를 담당했던 강병영 전무를 내정했다.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 등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혁신 상품 개발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부사장)엔 그룹 인사조직 실장 겸 아모레퍼시픽 인사조직 유닛장인 김승환 전무(51·사진)를 내정했다. 현 배동현 대표(65)보다 14세 젊다. 서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된 김 신임 대표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경영전략팀장,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기획 디비전장, 그룹 인사조직 실장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R&D 유닛장은 박영호 상무(52)가 전무로 승진하며 임명됐다.화장품 부문 주요 브랜드 책임자에는 1970년대생을 대거 발탁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브랜드 유닛장에는 정혜진 전무(45), 설화수 브랜드 유닛장에는 임중식 상무(49)가 내정됐다. 중국 사업을 책임지는 (주)아모레퍼시픽 중국 RHQ 부GM실장은 황영민 상무(47)가 맡는다. 이번 인사개편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70년대생 대거 발탁 ‘세대 교체’아모레퍼시픽 실적은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 6조697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조284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6687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조828억원에서 지난해 498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는 더 안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브랜드팀 운영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 마케팅 위주로 운영되던 각 브랜드팀 안에 영업전략팀을 포함시키기로 했다.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내년부터 SCM 유닛 안에 SCM 생산기술 디비전을 신설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올초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을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디지털화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