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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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해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1988년부터 2018년까지 30년간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대선 이듬해는 1989년과 1993년, 1997년, 2001년, 2005년, 2009년, 2013년, 2017년 등 8개년이며 이 기간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빼고 계산해도 전년 대비 수출액이 평균 2.1% 줄었다.

전경련은 1975년 미국 터프트와 노드하우스가 제시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경기순환(정치적 경기순환) 이론’을 근거로 제시했다. 통상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대통령이나 집권당이 재선을 위해 팽창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사용한다. 대선 다음 해엔 과열된 경기가 조정·수축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줄면서 한국의 수출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미국 대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분야는 철강으로 나타났다. 대미 철강 수출은 미국 대선 다음 해에 전년 대비 평균 8.1% 감소했다. 나머지 해에 평균 20.7%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다. 대미 자동차 수출도 미국 대선 다음 해에는 평균 6.9% 감소했으나 나머지 해에는 평균 13.8%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년간(2000~2019년) 치러진 다섯차례의 미국 대선 중 4차례의 다음 해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3년이 유일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국 경제 침체, 미중 무역 갈등 등의 악재가 산적해 있다”면서 “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미국 정부와 원만한 통상 협상을 통해 주요 대미 수출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