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화웨이 덕에 웃었다…2분기 연속 영업익 1조 돌파 [종합]
SK하이닉스가 3분기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재를 앞뒀던 중국 화웨이의 긴급 주문과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중화권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 영향으로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조1287억원, 영업이익 1조2996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보다는 각각 5.6%, 33.2%씩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9%와 175%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증권업계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인 매출 7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2452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77억원이었고, 순이익률은 13%, 영업이익률은 15.8%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 서버 D램과 SSD 수요가 약세를 보였고 메모리 시장의 가격 흐름이 하락 추세로 전환됐음에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화권 업체의 모바일 메모리 주문이 호재로 작용했다.

D램은 서버 고객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과 그래픽 신규 수요와 일반 소비자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한 결과 직전 분기 대비 출하량은 4% 증가했다. 다만 서버 D램 등의 가격 약세 흐름으로 인해 평균판매가격은 7% 내렸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제품과 신규 게임콘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9% 증가했으나, 서버향 제품의 가격 약세로 평균판매가격은 10%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난 9월15일 이후 본격화되면서 SK하이닉스의 5대 매출처 가운데 한 곳인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악재다.

실제로 7월~9월까지 3달러 초반대를 유지하던 월간 D램 고정거래가격은 7개월 만에 3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는 4분기 말까지 메모리 가격둔화가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서버용 D램 가격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전체 D램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PC 메모리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LPDDR5의 판매를 확대하는 등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64기가바이트(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HBM'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버 D램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3분기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