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보다 미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체질을 개선하겠습니다.”최창수 신임 농협손해보험 대표(사진)가 지난 27일 취임식을 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업계 7위의 중형 손해보험사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상품 외에 농민들을 위한 정책보험도 많이 팔고 있다. 최 대표는 “보험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인슈어테크형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지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농협손해보험이 보험업계 최초로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18일 출시했다. 보험상품을 커피나 영화처럼 모바일 쿠폰 형태로 구입하거나 선물할 수 있다.상품권은 3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2만원권 네 종류다. 농협손해보험의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과 홈페이지에서 여행자보험, 주택화재보험 등 다이렉트 보험상품 결제에 쓸 수 있다. G마켓과 옥션, NH멤버스 포인트몰에서 10% 할인가에 판매한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쇼핑몰에서 보험료 선불쿠폰을 파는 것은 ‘보험계약 모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험사들이 이런 상품을 개발하지 못했다. 농협손해보험의 모바일 보험상품권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금융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농협손해보험은 내년 상반기 중 판매처와 가입 가능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생활밀착형 보험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금융권에서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등 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서민금융의 강자로 통한다. 전국 구석구석 뻗어 있는 영업망은 다른 금융지주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다. 하지만 농협 내부에서는 보수적인 문화를 바꾸고 핀테크(금융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졌다.지난해 4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 취임 이후 농협금융에 대한 금융업계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업계 최초로 내놓는 디지털·핀테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농협생명은 29일 사람을 대신해 고객상담 업무를 보는 챗봇(채팅 로봇) ‘코리봇’을 선보인다. 상품 추천, 보험료 납입 등 기본적인 문의는 물론 보험업계 최초로 세무 상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챗봇이다. IBM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왓슨’을 기반으로 묻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답변을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농협생명 측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카카오톡, 네이버톡톡 등에 탑재해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농협손해보험은 전등 스위치처럼 간편하게 켜고 끄는 방식의 여행자보험인 ‘온오프 해외여행보험’을 지난달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난 4월부터 정부가 총 42건을 지정한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중 시장에 출시된 첫 사례다. 가입자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해 두면 이후에는 정보 입력, 상품 설명, 본인 인증 등을 건너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홍보대사를 자임해 ‘1호 가입자’가 됐다.농협금융은 올 들어 지정 좌석이 없는 ‘스마트 오피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4월에는 ‘NH 디지털 혁신캠퍼스’를 열어 핀테크 벤처기업도 키우고 있다. 간판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는 전체 가입자의 40%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이다.김 회장은 “일부 상품 위주의 디지털화에서 벗어나 전략, 상품 개발, 마케팅 등 모든 부문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금융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전략을 다음달 말까지 완성해 오는 9월부터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워내고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