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속속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경기 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해 지난달 말 봉쇄조치가 재개되면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수출이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4분기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으로 나아갈지, 악화되면서 더블딥(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지 ‘변곡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더블딥이냐, 추세적 반등이냐…韓경제 변곡점
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발표된 주요 3분기 경제지표는 잇달아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1%대 중반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여섯 달 연속 줄었던 수출이 9월 7.7%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자 기업은 공장 가동을 늘렸고 설비 투자도 확대했다. 그 덕분에 지난달 30일 발표된 ‘9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산업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전달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10월 경제지표도 경기 회복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1일 발표된 10월 총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3.6% 줄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은 5.6% 늘었다. 민간소비에 영향을 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월 91.6으로 전달 대비 12.2포인트나 올랐다. 기업 체감심리를 가리키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4로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뛰었다. 두 지수가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지만 가계·기업심리가 기지개를 켜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456조8635억원)이 여전히 코로나19 직전인 작년 4분기(468조8143억원) 수준을 밑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올해 -1.3%, 내년 2.8%)을 고려하면 2021년 3분기께에나 국내총생산(470조원 추정)이 2019년 4분기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4분기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8만 명을 넘어선 데다 유럽도 20만 명을 웃도는 등 나라 밖 경제가 침체의 갈림길에 선 영향이다. 영국이 지난달 31일에 4주간의 봉쇄를 발표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봉쇄 조치를 결정했다. 이들 국가의 수요 공백이 11월부터 커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는 한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국에 대한 수출 회복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